전통문화와 예법의 향기가 서려 있는 곳 경북 안동(安東).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최초 발상지인 안동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한 깊은 충절과 기개로 전국에서 독립운동가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유교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안동에 국학 돌풍이 일고 있다. 안동국학원이 시민을 위한 국학강의와 무료 국학기공교실 운영, 독립운동가 김락 연극공연 등 안동지역의 국혼 살리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에는 안동시가 추진한 마고동천(麻姑洞天)비석 정비 사업에 비석 표지석 문구를 제공하며 국학운동의 불을 뜨겁게 지폈다. 운안동에 있던 마고동천 비석은 그 동안 가옥 옆 길가 언덕배기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번에 평지로 옮겨 표지석과 정자를 함께 세우면서 이 일대가 선도문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 안동시는 마고동천 정비사업으로 마고동천 비석(왼쪽)을 평지로 옮겨 표지석(가운데), 정자(오른쪽)와 함께 세웠다 [사진제공=안동국학원]

안동에서는 마고동천 비석이 있는 곳을 ‘마무골’ 또는 ‘마모골’이라고 부르는데, 옛날 마고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는 전설에서 유래한 동네 이름이다. 동천(洞天)은 ‘신선이 사는 곳’이란 뜻으로, 신선이 내려와 놀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을 말한다. 동천은 통천(通天)으로 읽기도 하는데 하늘과 통한다는 뜻이다.

마고의 마는 어머니라는 뜻으로 '맏아들', '맞다'처럼 원초적인 긍정을 의미한다. 고는 근원, 뿌리를 가리킨다. 마고는 원초적이고 긍정적인 사랑을 나타내는 인류의 시원 지구영혼의 어머니를 일컫는다.

안동국학원 최순남 원장은 "작년 마고동천 비석 정비 사업을 진행하던 손광영 시의원이 안동국학원에서 열린 시민강좌에 참석했다가 장영주 국학원장의 국학강의를 듣고 비석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이후 국학원에 표지석 문구 제공을 요청하는 등 관련 일에 적극 도움을 주었다"고 했다.

▲ 마고동천 비석(왼쪽)과 표지석(오른쪽) [사진제공=안동국학원]

최 원장은 또한 "마고동천 비석은 선도문화와 국학의 역사를 보여주는 지역의 귀중한 유산이다”며 "비석의 의미를 설명한 표지석을 함께 세운다면 많은 사람이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천안에 있는 국학원에 표지석 내용을 자문해 일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안동국학원은 마고동천 비석과 표지석이 있는 문화공간을 활용하여 국학기공 무료지도와 국학 스토리텔링 등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4월 중순경에는 경북국학원에서 기증하는 천부경비를 마고동천 비석 옆에 세울 계획이다. 경북지역 최초로 안동에 세우는 천부경비는 마고동천 비석∙표지석과 함께 한민족 시원의 역사를 안동시민에게 한 눈에 보여주는 ‘국학지침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원장은 "나는 국혼부활이라는 말만 들어도 광복군처럼 눈물이 난다. 천부경비 건립은 5년 전부터 온 정성으로 계획한 우리의 숙원사업이었다. 안동에 천부경비를 세우는 것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죽어간 독립열사의 사명을 잇는 거라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안동국학원은 국학활동 8년 만인 작년 8월 사무실을 정식 개원했다. 2005년 동북공정반대100만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경찰서, 문화원, 고등학교 등을 대상으로 국학강의, 인성교육, 민족혼 교육을 시행했다.

작년 11월에는 서울국학원을 비롯한 각 지역 국학원과 함께 ‘우리얼찾기 100만 서명운동’을 펼쳐 전국에 국학 바람을 일으켰다. 우리얼찾기 운동은 국학원 설립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이 <얼이 있는 국민, 얼이 있는 대통령, 얼이 있는 대한민국> 메시지와 함께 제안한 한민족 대통합을 위한 범국민 캠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