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처장 박승춘)는 6·25전쟁 당시 천막학사에서 공부하던 150여 명의 학생에게 가평고(가이사 중학원, 1952년)를 지어준 미국 제40보병사단 출신 참전용사 5명이 가평고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6일 한국을 방문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방한단에는 미국 제40보병사단 현역 부사단장인 실비아 크로켓 준장(BG Sylvia R. Crockett)이 동행한다. 실비아 준장은 7일 오전 10시 30분 졸업식에 참석하여 현역장병과 참전용사가 모은 장학금 1,000달러(미국 사단현역 500달러, 참전용사 500달러)를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 제40보병사단과 가평고와의 인연은 6·25전쟁 중이던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평에 주둔하던 미국 제40보병사단장 조셉 클레란드(Joseph Cleland) 장군은 포성이 울리는 전쟁터에 천막을 치고 열심히 공부하는 150여 명의 한국의 아이들을 보았다. 그는 부대에 돌아가 이 이야기를 전해 사단 장병 1만 5천여 명이 2달러씩 돈을 모았다.

당시 학사 건립과 함께 이 학교의 이름을 사단장의 이름으로 하자고 논의되었으나 클리랜드 장군이 "처음 전사한 내 부하의 이름이 마땅하다"고 해서 19세 나이로 산화한 케네스 카이저(Kenneth Kaiser Jr.) 하사의 이름으로 하게 됐다.

주민들은 '카이저'를 '가이사'라고 불렀기에 '가이사중학원'으로 명명되었으며 가이사중, 가이사고를 거쳐 현재의 가평고로 바뀌게 된 것이다.

지금도 교정에는 '이 학교는 미국 제40 보병사단 장병이 대한민국의 장래 지도자들에게 봉헌한 것입니다. 1952년 8월 15일'이라고 새긴 표석이 있다.

1987년 은퇴한 클리랜드 장군은 1990년 가평고를 다시 찾아 그때부터 자신의 연금 일부를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클리랜드 장군이 1997년 타계한 후에는 부인이, 다시 부인이 작고하자 40사단 후배 장병들이 뜻을 이었다.  2010년부터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참전용사들도 같이 방문하고 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6․25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점점 잊혀져가는 6․25전쟁의 참상을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알리고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졸업식 행사에 참석한 美 제40보병사단 참전용사들은 다음날인 8일 판문점 등 안보현장을 견학하고 9일 귀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