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K씨(36세, 서울)는 아침이 두렵다. 오늘 하루도 회사에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무기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증세는 K씨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의 상사 B씨도 후배 A양도 회사에서는 활기찬 모습이 아니다.

최근 ‘직장인 회사 우울증 설문결과’에서도 뚜렷한 비전이 없이 일만 하면서 가슴앓이 하는 비율이 74.7%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우울증의 실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약물치료가 아닌 힐링요법을 알아본다.

출근하면 우울하다, 왜?

회사 내에서는 우울한 기분이 들다가도 퇴근하면 활기찬 상태로 돌아가는 상황, 이것이 바로 회사 우울증이다. 문제는 이 증세를 가진 직원들이 '괴롭다, 힘들다'고 호소해도 주변 동료들이 '게으르다, 자기중심적이다'라는 비난을 받는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사소한 일에 상처를 받거나 짜증을 내고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한다면 회사 우울증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잡코리아는 22일 남녀 직장인 6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장인 회사 우울증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직장인 10명 중의 7명(74.7%)이 '회사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의 7명(74.7%)은 회사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여성 직장인이 77.2%로 남성(71.9%)에 비해 회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정도가 다소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40대가 81.9%, 30대 76.0%, 20대 69.9% 순이었다.

직급별로는 조직 내에서 부장급 이상이 79.3%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조직 내 실무가 많은 주임/대리급도 78.4%로 비교적 높았다. 이 외에 과/차장급 77.2%, 사원급 71.5%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현재 ‘회사 우울증’을 앓고 있는 원인으로(복수응답) ‘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49.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다음으로 △회사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도 37.0%로 높았다.

이어 △과도한 업무량 28.3% △조직에서의 모호한 내 위치 26.3% △업적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급여수준 22.0% △상사와의 관계 17.6% △다른 회사에 비해 뒤떨어진 복리후생 15.1% △업무에 대한 책임감 14.5%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동료 및 부하직원과의 대인관계(10.2%) △회사생활로 나빠진 건강상태(9.8%) △무능력해 보이는 내 자신 때문(9.1%) △회사의 성과측정과 평가에 대한 압박감(7.3%) △불공정한 인사고과(7.1%) 등으로 나타났다.

명상으로 세로토닌을 높여라!

아리타 히데오 교수(일본 토호대학교 의학부)는 지난해 5월 니혼게이자신문을 통해 우울증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현대인들이 컴퓨터 중심의 사무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며, "몸을 움직이지 않고 두뇌만을 사용하면 뇌가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울증은 세로토닌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이라고 말했다.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하라!>에서 "우리 사회는 엔도르핀적 문화에 빠져있다. 엔도르핀은 과잉되면 강력한 중독 증세를 일으킨다"라고 지적하며 세로토닌적 문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세로토닌을 통해 우울감을 털어낼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명상을 통한 힐링요법이다.

아리타 교수는 지난 2008년도에 뇌파진동 명상이 우울증 개선에 효과가 있는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하고 긴장과 불안 및 피로를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 멘탈헬스에 좋은 뇌파진동 명상

•반가부좌나 책상다리를 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눈을 감는다. 의자에 앉아서 할 경우, 허리를 의자 등받이에 기대지 말고 반듯하게 세운다.
•어깨와 목에 힘을 빼고 '도리도리'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처음 시작할 때는 한번 움직일 때마다 3초 정도 걸릴 만큼 천천히 한다.
•의식적으로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몸이 리듬을 타고 진동이 점점 강해진다. 고개가 좌우, 상하, 무한대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계속 집중하면서 진동이 목의 경추를 타고 척추를 따라 온몸으로 퍼진다.
•5분 정도 동작을 반복한 후 멈춘다. 몸의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면 마음을 아랫배에 집중한다.
•내쉬는 숨을 길게 내쉰다. 세 번 반복한다. <원하는 것을 이루는 뇌의 비밀, 뇌파진동(한문화 2008년)

또한 우울증을 퇴치하는 방법으로 7가지 생활습관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튼부터 열고 5분 이상 햇볕을 쫴야 한다. 이어 식사할 때 꼭꼭 씹어야 세로토닌 분비에 도움이 된다. 아침과 저녁에는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 등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자기 전에는 복식호흡을 하면 좋다. 퇴근길에는 직장 동료나 친구와 대화를 하고 마사지를 통해 피부를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세로토닌 분비에 도움이 되는 바나나를 간식으로 먹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