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운명의 해다.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1월 타이완과 핀란드를 필두로 2012년 지구촌 곳곳에서 선거를 치르고 있다. 크고 작은 선거를 모두 모으면 무려 58개국의 지도자가 바뀐다. 이쯤 되면 지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2012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료사진 (제공=중앙선관위)


 우리나라는 지난 4월 11일 19대 총선을 치렀다. 2040세대들의 정치에 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이들 덕분에 뉴스나 신문에서 보던 정치인들이 심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하는가 하면 후보들은 시장에서 악수하고 차를 타면 스마트폰을 켜고 누리꾼들을 만났다.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냈고 정치인들은 진정성으로 답했다. 불과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4월 총선이 끝남과 동시에 썰물 빠지듯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사라졌다. 총선 이후로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며 국민의 관심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던 당직자들도 입을 다물었다.

 가뜩이나 204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는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은 속이 새까맣게 탔다. 결과가 뻔했던 경선은 감동도 이슈도 없이 끝났다. 80%가 넘는 지지를 받으며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지만 젊은 표심을 잡아야 하는 박근혜 후보는 마음이 급하다. 이번 선거캠프에서 가장 강화된 분야 역시 홍보 및 메시지 전달이라고 한다.

 민주통합당이라고 사정이 좋을 리 없다. 겉으로는 2040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외치지만 상대적인 우월감이 만든 허세일 뿐이다. 9월 말 당내 경선을 치러 후보가 나와도 안철수 원장과의 단일화, 진보진영과의 단일화까지 첩첩산중이다. 대선 전까지는 후보가 나올 거라는 우스갯소리마저 흘러나온다.
분당 초읽기에 들어간 통합진보당과 당명까지 바꾼 선진통일당(구 자유선진당)의 위기감은 말할 것도 없다.

▲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후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사진 왼쪽부터)

 지난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부터 본격화된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뜨겁던 관심이 올해 4월 총선을 치르며 도깨비불처럼 사라지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유럽발 경제위기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그리스 다음 차례는 스페인이 아니라 우리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무리해서 대출받아 집을 장만했건만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오르고 빚은 늘어간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에 오른 자살률과 최하위권인 저출산율로 극명하게 드러난다. 현실에 대한 불안감이 자살률을 높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출산율을 낮췄다.

 생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은 이렇게나 구체화되었는데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을 향해 보내는 메시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대통령중심제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직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어떠한 철학과 비전을 가진 인물이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크게 좌우된다. 그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건만 여전히 입으로만 소통하고 입으로만 국민 행복을 외치고 있다.

 12월 19일은 대통령 한 사람의 운명의 날이 아니다. 그날은 대한민국 5천만 국민의 운명의 날이고 전 지구의 운명이 결정되는 날이다. 지난 두 세기가 구미 대서양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아시아 태평양의 시대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이 있다. 이제는 나를 위해, 그리고 이 지구를 위해 홍익대통령이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