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초복이었다. 복날이 되면 어김없이 삼계탕집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게 우리의 풍속이다. 요즘은 삼계탕이 국외에서도 인기가 있어 각 나라의 취향에 맞게 바꾸어 수출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데 왜 더운 여름에 삼계탕을 먹는 걸까?
여름은 오행에서 기운을 발산하는 화(火)기운이 성하고 기운을 저장하는 수(水)기운이 약해지는 계절이다. 장부로 보면 심장의 기운은 성하지만 신장의 기운은 약해지는 계절이다. 그리고 몸의 기운이 외부로 발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몸의 내부는 기가 약하고 냉해지기 쉬운 게 여름철 몸의 에너지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서 덥다고 찬 것을 많이 먹는다면 속은 더욱 차가워진다. 더군다나 우리 몸은 신기하게도 찬 기운이 들어가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발생시키고 대사작용을 활발히하여 몸을 오히려 더욱 덥게 만들고 에너지 소모가 더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반대로 열이 많고 뜨거운 음식을 먹게 되면 내부에서는 균형을 이루기 위해 내부의 온도를 낮추고 대사작용이 적어져 에너지 소모가 적어지게 되어 기운이 흩어지거나 약해지지 않게 된다. 예부터 계절별 건강관리법에 ‘이열치열, 이한치한’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러한 인체의 항상성을 지키려는 자연치유력의 원리 때문에 나온 것이다.
삼계탕도 이러한 인체의 자연치유력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의 하나이다.
삼계탕에 쓰이는 주재료인 닭은 열이 많고 양기가 많은 동물이라 항상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성질이 있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양기를 북돋아 주는 음식재료이다. 기를 보하는 으뜸 한약재인 인삼을 첨가하면 여름철 속이 냉하고 기가 허해지기 쉬울 때 몸을 보할 수 있는 최고의 보양식이 되는 것이다.
삼계탕에 쓰이는 닭을 고를 땐 늙은 노계를 쓰기보다는 양기가 풍부한 영계를 고르는 것이 좋다. 운동량이 적은 양계장 닭보다는 마당을 뛰어논 집닭이 훨씬 양기가 풍부하다. 비싸긴 하지만 신장의 기운을 많이 품고 있는 오골계나 독을 내장에서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유황오리도 같은 목적으로 쓸 수 있다.
삼계탕에 들어가는 인삼은 6년 근이 최상급이나 시중에 나와 있는 6년 근은 비싸기만 하고 5년근에 비해 효과가 덜한 경우가 많다. 삼계탕에 굳이 비싼 6년 근을 넣을 필요 없이 최고급을 원하면 5년 근이 적당하고, 가장 무난한 것은 4년 근이 낫다. 4년 근도 부담스러우면 인삼대신 같은 보약에 속하는 황기를 써도 무방하다.
삼계탕이 여름철에 좋다고 해서 매일 삼계탕만 찾아서 먹는 사람들도 있다.
‘지나치면 아니한 것만 못하다.’라는 옛 속담이 있듯이 건강에 좋다고 너무 자주 먹게 되면 오히려 불필요한 열을 만들어 건강에 오히려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뭐든지 적당하고 조화로운 것이 좋은 것이다.
올 여름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일찍부터 무더워지기 시작하는 것 같다.
더군다나 냉방기의 과도한 사용으로 실내온도와 실외온도의 극심한 차이로 인해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인체의 자동온도조절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여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때 인위적으로 몸을 차게 하는 방법보다는 삼계탕과 같은 ‘이열치열’의 조화로운 자연건강법으로 올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것이 어떨까?
<장윤혁 원장 소개>
- 두뇌전문 BR한의원 원장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 한국뇌과학연구원 학술이사
- 국제뇌교육협회 연구이사
-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 대한수면연구학회 정회원
- 대한한의통증제형학회 정회원
- 한방피부과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