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제주도를 방문한 일본 명상여행단들이 제주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삼성혈에서 명상 수련을 하고 있다.

나카가와 쿠미코 씨(31)는 한국 댄스가수 동방신기의 오랜 팬이다. 그녀는 서울에서 한국어 어학연수를 했을 정도로 K-pop을 좋아했다. 그랬던 나카가와 씨가 지난 12일 한국의 역사와 정신을 알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 K-pop을 통해 한국문화를 알게 되고 이제는 한국의 '홍익철학'에 대해 깊이 체험해 보고 싶어서다.

제주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최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등으로 제주에 대한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지고, 제주와 중국 일본을 잇는 항공 직항 노선 및 국제 크루즈선 운항이 늘어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제주무병장수테마파크'는 제주만이 가진 특유의 에너지, '기'를 받을 수 있는 '명상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 프로그램은 단순한 관광과 쇼핑 대신 제주가 가지는 평화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린 테마 여행 프로그램이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구름이 몰려왔다가기를 반복하며 간간이 비를 뿌리던 지난 12일 일본인 명상여행단 100여 명이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에 방문한 이들은 한국의 명상과 호흡을 접목한 ‘제주명상여행’ 을 통해 지친 심신을 달래고 제주의 역사와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장소를 방문했다.

명상여행단이 처음 방문한 곳은 제주시 이도동의 삼성혈. 이곳은 제주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신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시조인 고씨, 양씨, 부씨 세 선인이 땅에서 솟아난 이야기의 흔적으로 세 개의 구멍이 ‘품(品)’자 모양으로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땅에서 솟아난 세 선인은 수렵생활을 하며 지내는데 얼마 있어 벽랑국에서 우마와 오곡 씨앗을 가지고 온 세 공주를 맞이하여 혼인하면서 나라의 기틀을 갖추며 '탐라국'이 탄생했다.

이들을 안내한 무병장수테마파크 권영주 명상 트레이너는 "신선이 만든 제주도는 지구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제주도의 신선사상(神仙思想)은 대문, 거지, 도둑이 없는 삼무정신(三無精神)에서도 알 수 있다. 서로 가진 것을 나누기에 거지도 도둑도 없으며 그렇기에 대문도 필요 없는 나와 네가 하나인 정신은 한국 고유의 정신인 '홍익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고온 다습한 일본에서 온 이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제주의 높은 습도에도 불구하고, 명상단들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며 명상 트레이너의 설명을 진지하게 경청한 후 삼성혈에서 흘러나오는 신선의 기운과 함께 명상 수련을 체험했다.

▲ 삼성혈 명상 수련 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높은 습도에도 일본인 명상여행단들은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다음날 이들이 방문한 곳은 서귀포시 '용머리 해안'. 용이 계곡을 타고 바다로 승천하는 형상이라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에는 특별한 전설이 있다. 제주도에서 장차 왕이 태어날 것을 안 중국 진시황제가 호종단을 보내 제주도의 혈을 끊으라 하였다고 전한다. 호종단은 이곳에서 왕후지지(王后之地)의 혈맥을 찾아내 용의 꼬리와 잔등 부분을 칼로 내리쳐 끊자 시뻘건 피가 솟아 주변을 물들이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임무를 마친 호종단은 차귀섬으로 배를 타고 나가려다 한라산신의 노여움을 받아 태풍에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이다.

이곳에서 명상여행단들은 용의 기운을 받는 수련을 했다. 명상 트레이너는 "지금 우리가 사는 곳곳에 용머리 해안처럼 기운이 끊어진 곳이 많다.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끊어진 지구 곳곳을 기운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상여행단 역시 트레이너의 말에 깊이 공감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용머리 해안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앉아 다른 사람과 통하지 못해 힘들어 했던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용머리해안을 내려다보며 소통이 부족했던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날 이들은 서귀포시 안덕면 ‘군산 오름’에 올랐다. 오름은 작은 산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으로 제주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 군산 오름은 오름의 생김새가 군막(軍幕)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고려 목종 7년인 1007년(단기 3340년)에 화산이 폭발하여 상서로운 산이 솟아났다고 하여 서산(瑞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날 군산 오름에서 이들에게 떨어진 미션(mission)은 ‘생각 버리기’이다. 권영주 트레이너는 “원래 우리의 마음은 가볍다. 욕심을 가지고 집착하기 때문에 무거운 것이다. 욕심을 바람에 다 날려버려라. 기뻤던 일, 무언가 열심히 하려는 마음도 나라는 존재 자체를 내려놓아라. 그냥 바람이 되어라. 그리고 이 세상에 왜 왔는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말했다.

저 멀리 펼쳐진 바다를 보며 군산 오름의 바람을 맞으며 명상 여행단들은 깊은 내면으로의 여행에 들어갔다. 어떤 이들은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들은 기운에 취해 춤을 추었다. 그리고 바다 저 건너 일본에 있는 가족, 친구들에게 사랑의 에너지 ‘생명전자’를 보냈다.

▲ 군산오름에서 바다 건너 일본에 사랑의 에너지 '생명전자'를 보내고 있는 일본 명상여행단

명상단에 참가한 이따쯔 마사코 씨(68)는 "먹고 즐기는 관광이라면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이 많을 것이다. 평화의 섬 제주에서 참다운 평화를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의 바람, 물, 풀, 나무 등 제주 곳곳에 생명의 근원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제주 여행의 소감을 밝혔다.

명상 여행단은 이외에도 한국 고유의 선도수련법인 단무도와 풍류도를 체험했다. 또한, 무병장수테마파크 내 제주역사문화공원에서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철학에 대해 듣고 ‘일지 氣 가든’에서 비전명상 시간을 보냈다.

▲ 무병장수테마파크 내 제주역사문화공원에서 한국의 국조인 단군상 앞에서 홍익철학에 대해 듣고 명상 체험을 했다.
 

K-pop을 통해 한국을 알게되었다 이제 한국의 홍익철학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는 나카가와 쿠미코(31) 씨는 “이번 여행은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홍익철학이 일본에도 퍼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일본으로 돌아가 하고 싶은 일들이 무척 많아졌다. 이번 여행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이번 명상여행 프로그램을 준비한 무병장수테마파크는 제주시 애월읍 9면 9000m 부지에 역사문화공원, 국궁체험장, 일지기가든, 명상센터 등 심신을 정화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힐링캠프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과 더불어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제주 특유의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경험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