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이 주최한 '국학고급과정 강좌'가 시작되었다. 

'국학고급과정'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진 7명이 진행하는 심도 있는 국학강의로, 1월 5일부터 2월 말까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서울국학원에서 진행된다. '천부경과 환단고기', '홍산문명과 동아시아 천손문화', '생명전자와 자연치유' 등 국학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최신 연구성과를 토대로 살펴보는 전문 강좌다.

조남호 교수는 "천부경과 삼일신고"라는 주제로 신시배달국 환웅시대의 저작으로 알려진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병훈, 김택영, 서일, 윤세복 등의 주석서에 대해 강의를 펼쳤다. 약 40명의 수강생들은 2시간 동안 강의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였다.

조남호 교수는 "천부경의 주석본은 1916년 계연수가 묘향산 석벽에서 발견한 것과 1920년에 전병훈이 『정신철학통편』에서 한 것 등 4가지가 있다."라며 "특히 1910년~30년 대에 천부경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단재 신채호 선생이 1931년 6월 조선일보에 '우리나라에서는 고대의 진귀한 서적들을 불태워 없애버린 일(분기; 焚棄)은 있었으나 위서(僞書)를 조작한 일은 없었다. 근일에 와서 <천부경> <삼일신고> 등이 처음 출현하였으나 누구의 변박(辨駁)도 없이 고서(古書)로 믿고 신인(信認, 믿고 인정함)할 이가 없게 된 것이다. (중략) 중국에서는 위서인가 아닌가를 분별하여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 인증(引證)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이것을 검증도 없이 우리나라 역사에 갖다 붙이는 착오가 있다.'라고 기고했다."며 천부경 위서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전병훈이 천부경 중 "오칠일 묘연만왕만래"을 해석하면서 "흙의 기운인 오(五)가 천지에 가득찬다는 의미이며 의식과 사람의 의지를 통해서 화(火)와 수(水)를 돌린다는 의미로 수승화강(水昇火降)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김태경은 주역은 완성 괘에서 끝나지 않고 더 나갔는데, 이것은 '우리 역사가 미완성이니 완성을 향해 나가야 한다,' '한민족은 국권회복을 해야 한다.'라는 의미였다."라며 "수승화강이든, 국권회복이든 우리 민족이 나가야 할 길을 제안하였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문명사에서 유불선 삼교를 다 모으는 큰 정신이 단군의 정신 대아(大我)정신, 한민족 삼일신고의 정신이었다."라며 "우리가 평화사상으로 문명사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이자, 지구경영의 의식이었다."라고 강조했다.

 

1월 12일, 임채우 교수는 '환단고기의 해석방법론: 곰과 범의 경우'라는 주제로 흥미로운 수업을 진행했다.  환단고기에 나타난 곰과 범의 철학적 의미를 파고드는 강연은 위작 논란이 끊이지 않는 환단고기의 정통성을 입증하는 데까지 닿아 있었다.

임 교수는 "환단고기에는 동물, 인간, 신으로 다양하게 때로는 서로 모순되는 내용을 지닌 곰들의 모습이 여과없이 등장한다. 이는 환단고기가 한말 유학자 이유립이 지어낸 것이라는 '1인1시(1人1時)의 위작론'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가 된다. 이런 환단고기의 비체계성은 이 책이 과거로부터 전승되어 오던 여러 기록들을 담은 것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단고기에 등장한 다양한 '곰과 범'을 통해 우리 고대의 잊혀진 종교와 사상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먼저,『단군세기』에 등장하는 곰과 범은 단순히 동물로서의 곰과 범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야생의 동물인 곰과 범이 단군의 교화를 받아 유순해졌다는 내용일 뿐, 중요한 의미는 갖지 않는다고 보았다. 『태백일사』의 곰과 범도 그저 동물로서의 물성(物性)을 나타내는 이름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삼성기전』에서 곰과 범은 웅족과 호족, 즉 인성(人性)을 지닌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한다. 『삼성기전』상편에는 환웅이 배달국을 건국하고 웅씨녀를 배우자로 결혼했다는 사실이 그려지는데, 삼국유사에서 등장하던 범에 대한 언급은 보이지 않는다. 또한 환웅과 웅씨의 딸 사이에서 누가 탄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없다. 단군왕검은 별도로 하늘에서 하강한 존재해 새 왕국을 건국한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흥미롭다.  삼국유사와 거의 같은 내용의 곰과 범의 이야기는 『삼성기전』하편에 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웅녀가 단군을 낳았다는 기록은 등장하지 않는다 한다. 동일한 『삼성기전』안에서도 상편과 하편에 등장하는 곰과 범 또한 각기 상이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 12일 임채우 교수가 '환단고기의 해석방법론: 곰과 범의 경우'를 주제로 두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임 교수는 『태백일사』에 등장하는 곰과 범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다고 말한다. 원주민 호족과 새로 이주해온 웅족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웅족은 환웅을 따를 것을 맹세하고 뉘우친 반면, 호족은 회개하지 않아 사해로 쫓겨났다는 내용이 태백일사에 담겨 있다. 거기에 덧붙여 "웅녀 임금이 환웅천왕의 신임을 얻어 세습하여 비서갑(斐西岬)의 왕검이 되었다.(중략) 그중 460년에 신인왕검이 있어 크게 백성들의 인망을 얻어 비왕에 올랐다. 나라를 다스린지 24년에 웅씨왕이 전쟁에서 세상을 뜨니 왕검이 드디어 그 자리를 대신하여 구환을 통일하여 하나로 만들었으니, 이분이 단군왕검이다.'라는 구절을 들어 이는 삼국유사와 상당히 다르며, 『삼성기전』과도 또 다른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시말해, 웅족 가운데 가장 성대한 세력을 가진 단국이 있고, 그  주인공이 단군왕검으로 하늘에서 하강해 구환을 통합해 신시를 회복한 것이라 한다. 

그는 『태백일사』에 등장하는 가장 독특한 부분은 곰과 범이 신으로 등장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책에서는 곰이 황웅여신으로, 범이 백호병신으로 신격화되어 나타난다고 한다. 곰을 통해 우리나라는 중국의 사신(청룡, 백호, 주작, 현무)와 차별화되는 우리나라 만의 오신(龍王, 朱鵲, 靑龍, 白虎, 黃熊)을 구성하게 된다. 황웅여신을 중앙으로 삼는 오신도는 기존의 중국의 사신도를 포함하면서, 단군사화에서 환웅천신과 혼인한 혹은 단군의 어머니로서 지모신 혹은 웅녀라는 신성(神性)을 수용 체계화한 우리의 독자적인 천손문화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2시간에 가까운 흥미로운 강의는 곰의 변신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한민족의 일반 의식이 신화적으로 표현된 것이 곰의 변화이며, 이 곰의 변신을 통해 천, 지. 인 삼재가 통일된다는 것이다. 또한 홍익인간이란 천신의 뜻과 하늘의 신령함이 인간의 화하여 구현된, 우리의 고유한 천손의식과 천손문화의 원형이라 말했다.  그 밖에도 범으로 대변되는 산신신앙과 곰으로 대변되는 물신앙의 관계, 그리고 사라진 천신신앙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져 수강생들의 흥미를 돋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