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역사바로찾기 추진위원회가 단기연호 함께 쓰기 100만 서명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포한 것은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의 '개천절 요일지정제'에 반대하며 국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 하에 단기연호를 들고 나왔다. 한민족 반만년 역사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렇게 단기연호 함께 쓰기 100만 서명운동이 전국적으로 진행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35만 3,000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실로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여기 더 놀라운 이들이 있다. 인구 11만 6,000명인 소도시에서 5,000명이 훌쩍 넘는 서명을 받아냈다. 그것도 닷새 만에 이뤄낸 결과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경북 영주국학원의 국학활동가들. 도대체 어디서 어떤 저력이 나와서 일을 이렇게 뚝딱 해낸 것일까. 영주국학원 민홍우 활동가에게 물었다.

▲ 영주국학원 민홍우 활동가

- 목표가 5,000명이었다. 그런데 이 목표를 5일 만에 해냈다. 이렇게 될 줄 알았나. 

 전혀. 처음에는 잘 안 됐다. 8월 11일에 본격적으로 활동가들과 서명운동에 나섰는데, 막상 거리로 나가니까 어렵더라. 그런데 14일 하루에만 기적처럼 2,4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물리학에서 어느 선을 넘어서면 에너지가 확 증폭되는 체험을 했다. 영주국학원의 임계질량을 넘어 선 것이다.


- 대단하다. 영주는 소도시인데 어떻게 14일 하루에 2,400여 명으로부터 단기연호 서명을 받았나.  

▲ 영주시 국학활동가들은 14일 초등학교 총동창회에서 하는 운동회에서 2,400여 명의 서명을 받는 저력을 보였다.

 때마침 14일에 영주시 초등학교 총동창회에서 하는 운동회가 두 군데에서 열리고 있었다. 운 좋게 운동장 한 편에 서명 부스를 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운동회 중간에 마이크를 잡고 단기연호 서명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너무 덜덜 떨어서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도 안 난다.(웃음) 그렇지만 내 안에 있는 뜨거운 신념, 열정을 전했다. 그러고 무대에서 내려왔더니 사람들이 "맞다. 단기연호 당연히 함께 써야 된다" "이런 일을 정부가 아니라 민간단체에서 하고 있다니 대단하다"며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멋드러지게, 논리정연하게 말을 한 것은 아닐거다. 그런데 사람들한테 내 진심이 전해졌나 보다. 중국이 우리 문화를 제 문화로 유네스코에 등재하고, 일본이 독도를, 동해를 자기 것이라고 온갖 술책을 다 쓰는데, 정작 주인인 우리는 뭘 하고 있나. 우리 역사, 영토, 문화를 지키기 위해 민족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게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 단기연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5,000여 명의 시민들을 만났다. 단기연호에 대해 시민들 반응은 어땠나.

 '이제는 때가 됐구나'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몇해 전에 중국이 동북공정을 진행할 때도 국학원 차원으로 동북공정 저지 서명운동을 진행한 바 있다. 그때보다 지금 사람들이 더 쉽게 공감하는 것 같다.

▲ 평일에는 주로 영주시 번화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민홍우 활동가는 "단기연호 서명은 사람들 안에 있는 대한민국의 '혼'을 깨워내는 작업과 같았다"고 전했다.

 시민들 모두 '한국인'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는데 다만, 표현을 안 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사실을 이번에 서명운동을 벌이면서 알게 되었다. 중국과 일본의 행태에 함께 분노하며 대한민국의 중심을 바로 잡아야 된다는 것에 많은 시민들이 공감하고 서명했다. 대한민국의 희망이 커지는 순간에 있었던 것 같다.


- 서명운동을 하면서 영주국학원 활동가들은 어땠나. 막상 서명하러 나가면 생각지 못한 복병이 나타나거나, 기대만큼 해내지 못해 의기소침해지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다들 어색해서 쭈뼛쭈뼛 거리기도 했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까 손발이 척척 맞아 떨어졌다. 앞에서 큰 소리로 단기연호를 함께 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 뒤에서는 맨투맨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가 서명을 권하고 이야기를 하고.

▲ (사진왼쪽부터) 권효원, 권남희, 이정애, 수현(민홍우 활동가의 딸), 민홍우 활동가

 닷새 째 되는 날에는 다들 놀라울만큼 청산유수가 되었다. 활동가들 모두 "내 머리에서 나오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어느새 내가 그런 말을 하고 있더라"며 멋진 멘트들을 쏟아냈다. 

 "여러분의 소중한 서명 하나 하나가 모여서 단기연호가 서기와 함께 쓰게 된다면, 앞으로 국내는 물론 외국으로 우리가 문서를 보낼 때 서기위 함께 반만년에 달하는 단기를 함께 써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민족적 자긍심을 널리 알릴 수 있게 됩니다." 뭐 요정도? (웃음)

 서명운동 하면서 활동가들 모두 정말 행복했다. 국민들의 혼(魂)을 깨우고 있다는 느낌이 정말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하여 하나의 목표를 갖고 활동가들과 함께 몰입해가는 것도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다.

 

▲ 영주국학원 단기연호 서명운동의 마스코트, 수현이(4).

 

 

-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 우리 역사와 문화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이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 단기연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 우리가 다가가면 된다. 정말 때가 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국민들이 나라의 정체성이 바로 서야 되고, 우리 민족 문화와 역사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때 우리가 한 번 더 열정을 내고 용기를 내면 국민들은 우리의 마음을 느끼고 그것에 반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