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7일 열린 안동학술대회에서는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의 정체성과 철학을 조명했다.

 “안동 독립정신의 뿌리는 500년 된 유교 이전에 반만년 내려온 민족혼에서 시작되었다.”
안동은 을미의병이 시작된 곳이며 해방에 이르기까지 가장 오랜 의병활동을 전개한 고장이다.

 이회영 선생과 함께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1천여 명이 서간도로 집단 망명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안동은 대외적으로 선비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있으나 독립운동의 성지란 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안동국학원 국학원부설 광복의병연구소 '(재)한민족 기념관'은 국조 단군왕검이 하늘로 돌아가신 어천절(음력 3월 15일)을 맞이하여 지난 4월 17일 안동시민회관에서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였다.

 학술대회는 국권을 잃자 만주를 독립운동의 기지로 삼고 특히, 우리 고대역사 저술에 힘썼던 안동 독립운동의 정신적 바탕에 흐르던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을 조명하여 민족사 수호에 깊은 영향을 미친 안동지역 독립운동을 총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것이다.

 학술회의에는 안동시 김태웅 부시장, 김명호, 이영식, 박성만 도의원, 이재갑, 김대일 시의원, 이재춘 안동문화원장, 건동대 방열 총장, 안동민속박물관 송승규 관장, 안동향교 류기홍 전교, 예안향교 박원갑 전교, 안동유도회 김시홍 회장, 예안유도회 강용율 회장, 안동대 임재해 교수, 안동유도회 장영주 국학원장, 김봉순 안동국학원장을 비롯해 시민 350여 명이 참석했다. 석주 이상룡 선생, 동산 류인식 선생, 이육사 선생, 권기일 선생 등 안동 독립운동가의 후손과 고성이씨, 진성이씨, 의성 김씨 등 안동의 유수한 가문에서도 참석했다.


 진정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코리안 스피릿이 살아나는 진원지 되야

 안동국학원 김봉순 원장은 개회사에서 “100년 전 우리 선조의 가슴속에 타올랐던 뜨거운 정신인 홍익정신, 코리안 스피릿을 되살려 좋은 나라, 성공한 나라를 넘어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나라로 만들자.”고 대회의 취지를 밝혔다. 국학원 장영주 원장대행은 환영사에서 “독립운동을 위해 앞장섰던 안동의 정신이 오늘 어천절을 맞아 새로운 봄을 맞이했다. 진정한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 홍익정신, 코리안 스피릿이 살아나는 진원지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국학연구소 서굉일 소장의 사회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성균관 청년유도회 이동수 중앙회장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과 안동인의 정신’이란 기조강연을 통해 “일제 암흑기 민족정신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바로 역사교육이고, 역사의 정립”이라고 강조했다.

 첫 주제발표자인 안동독립운동기념관 강윤정 학예실장은 ‘안동독립운동의 특징과 의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강 실장은 “일제 강점 이후 만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 본토와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항일투쟁이 전개된 점과 복벽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다양한 이념을 수용하여 독립운동을 쟁취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다양성과 통합성을 갖춘 세계주의의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주목했다.

 두 번째 발표자인 충북대 박걸순 교수는 ‘일제 강점기 안동인의 역사인식’이라는 주제로 “안동은 한국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평가하면서 “안동인들이 독립투쟁을 위해 집단망명한 것은 독립운동의 터전을 이룬 서간도 지역을 우리 민족사의 무대로 인식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중국인들도 광범위한 범주에서 동족으로 여기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석주 이상룡은 망명일기인 <서사록>을 통해 만주는 단군 성조의 옛 강토라고 하고, 류인식은 <대동사>에서 발해의 옛 땅이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고토임을 주장하며 단군을 수위로 하는 단군-부여-고구려-발해 정통론을 전개하였다.”고 발표했다.

 세 번째 발표자인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성수 명예교수는 ‘민족사의 맥을 이어준 고성이씨 문중’이란 주제발표에서 “고성이씨 가문인 행촌 이암이 <단군세기> 일십당 이맥이 <태백일사>등 우리 상고사를 집필해 끊어질 뻔한 우리 민족의 맥을 이어주었다.”며 조선시대 사대주의에 빠져 우리 상고 사서를 없앤 것과 해방을 맞고도 식민사관의 굴레와 서구중심의 역사관에 빠진 오늘을 비판했다. 또한 “중국 일본의 역사도발은 우리 스스로 상고사와 단군에 대해 무관심하게 잊고 살아온 대가임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김동환 겸임교수는 ‘단군을 배경으로 한 안동지역의 독립운동가’란 주제 강연에서 “애국충절의 고장 안동 독립운동가에게 단군의 의미는 남달랐다. 당대의 기록이 거의 없어진 대종교단 내에서도 안동지역과 관련된 인물이 적지 않음을 확인했다.”며 “안동독립운동가 대부분은 단군정신을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분들”이라고 역설했다.

안동 독립운동의 구심점인 단군정신되살리기위해 역사저술과 교육 활발

안동국학강사들이 주축이 된 연극동아리 ‘안동사랑 나라사랑’은 안동독립운동가 김락여사를 조명한 창작극을 공연했다.

 

 학술대회 말미에 안동시청 평생학습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안동시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연극동아리 팀 ‘안동사랑 나라사랑’이 창작연극 ‘대한의 어머니, 김락’을 공연했다. 김락 여사는 자정순국(自靖殉國)한 시아버지 이만도 선생, 남편과 자녀, 오빠 김대락 등 일가친척 30여 명이 독립운동을 했으며 본인도 안동 3·1만세 운동을 주도하다 일본경찰에 의해 실명한 독립운동가였다. 잘 알려지지 않다가 최근 발굴되어 안동국학원 국학강사들이 연극대본을 직접 쓰고 공연해 널리 알리고 있다.

 연극 중 김락 여사가 “반만년 민족혼을 지킬 수만 있다면 목숨이 아깝지 않다. 조선은 나의 어머니”라고 신념에 찬 목소리로 외치자 관객석도 숙연해졌다. 또한, 여사가 일본경찰의 갖은 고문에도 의지를 꺾지 않고 대한 독립만세를 외치고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에 관객들도 함께 감동했다.

 이날 참석한 이재갑 시의원은 “그동안 안동정신을 학술적으로 정의하고자 했는데 왜소하게 축소해놓은 측면이 있다. 오늘 학술대회가 안동의 역사와 안동정신을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 되었다. 안동이 대한민국의 국혼을 바로세우고 홍익정신을 펼치는 장이 되고 왜곡된 것을 바로 잡아가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동 국학활동가들이 직접 발로 뛰며 정성들여 마련한 학술회의의 결실로 국혼교육 의뢰가 쇄도하고 있다. 참석한 의성군청 관계자는 간부급 국혼교육을 요청해 천안 국학원에서 5월 28일~29일 양일간 치러질 예정이다. 또한, 안동의 고성이씨 가문은 감사 인사와 함께 국학 후원금을 전달했으며, 6월 6일 조상의 공로를 기리는 가문교육을 국학원에 의뢰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안동시의회, 안동보훈지청, 안동문화원, 안동 MBC, 광복회 안동지회, 이육사 문학관, 고성이씨 용헌공파 종중, 고성이씨 법흥문중, 성균관 청년유도회 중앙회, 경북국학원 국학신문사 등이 후원했다.

<국학신문 5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