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의 동북부 대지진과 쓰나미는 한순간에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자연재앙으로 기록되고 있다. 인간성 상실로부터 비롯된 전쟁과 기아, 그리고 환경오염에 이어 막대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무력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딛고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성공했지만, OECD 회원국 중에 행복지수가 최하위 수준이고  자살률, 이혼율, 흡연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일본처럼 자연재해를 입은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 갈등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인간에게 있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도 인간이다. 그래서 현대사회는 깨어있는 의식을 가진 참 리더를 요구한다.

국학신문사는 ‘홍익대통령을 찾습니다’라는 기획 아래 각계각층의 홍익 리더를 찾아가고 있다. 이번에 만난 사람은 홍익인간이라는 건학이념 아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 7년 간의 석사와 박사과정을 모두 마친 정영희 박사이다.

정 박사는 평화학회장, 21세기 평화연구소 위원을 역임하며 중국, 일본 등 해외 명문대학교와 학술교류를 하며 활발한 평화연구 활동을 해왔다. 정 박사는 학위논문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정부형태를 제안하였는데, ‘홍익민주주의’에서 그 이상을 찾기 위해서라고 말하였다.

경기도 안산시에 거주하는 정영희 박사와의 인터뷰는 전화와 서면을 통해 이루어졌다.

▲정영희 평화학 박사
▲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평화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지요?

▲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평화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는지요?

 

-  2004년 대학원에 진학하기 전까지 가정주부로서의 삶을 살았습니다. 집안의 장손 며느리인 제가 학업을 성공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배려를 해 주신 시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 진학하던 2004년 당시에는 평화학과만이 개설되어 있기도 하였지만, 한민족 고유의 사상에서 말하는 '평화'에 대해 전문적인 수준에서 깊이 있게 배우고 싶었습니다. 때마침 한국에서 이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교육기관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가 설립되어 입학한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승헌 총장님께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신 것은 의의가 큰일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원 입학 후 공부하는 과정에서 평화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심신의 평화 체험, 평화의 철학과 사상, 나아가 정치라는 실천의 영역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치는 결국 정부를 통해 실행되고 펼쳐지게 된다는 점에서 정부형태에 대해 관심을 두고 공부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논문으로 쓰게 된 것입니다.

▲ 홍익민주주의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요?

-  홍익인간의 정신이 단군조선의 건국이념인 것에 대해서 평소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의 건학이념 또한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점을 알고, 이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부족하나 공부하는 과정에서 홍익정신이 매우 소중한 가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군조선때 우리의 선조들이 홍익인간정신을 국가통치의 이념으로 삼아 단지 그 사회에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자신의 완성을 이루고 공동체 전체를 이롭게 하는 이상적인 정치 공동체를 구현했었다는 점을 알고 오늘날의 민주주의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이에 대해 탐구해 보게 된 것입니다.
 
▲ 박사님께서 홍익민주주의는 ‘홍익인간사상에 맞는 민주주의’라고 밝히셨는데요? 현재의 민주주의(Democracy)와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  현재 우리나라는 20세기 후반에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불과 30~40년 만에 압축적으로 달성하여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칭송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는 제도의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대통령 등 주요 정치지도자들을 선출하는 이른바 '절차적 민주주의'를 의미합니다. 이로써 독재의 위험은 사라졌습니다만, 정체성의 혼란, 양극화 및 빈부 격차, 세대 간 갈등, 보수와 진보 간 극한 대립 등 내용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여 내용적, 실질적인 면에서도 수준 높은 민주주의 사회를 이룩하는 것을 민주주의의 심화라고 합니다. 

 홍익민주주의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으나, 그 핵심은 홍익인간정신을 토대로 민주주의를 심화시킨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연하자면 사람의 진정한 자아실현과 홍익인간의 정신 하에 구성원들 간 조화로운 상생의 정치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이 홍익민주주의의 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홍익사상은 결코 특정국가나 특정민족만을 위하고 적용되는 사상이 아닙니다. 천지인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는 홍익사상은 '홍익인간'이라는 용어가 잘 상징하고 있듯이, 특정국가나 민족이 아니라 보편적 용어인 인간(人間)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때 말하는 인간은 단순히 사람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자연이 얽혀 형성되는 세상을 의미합니다. 

 즉, 홍익사상은 보편적 관점에서 우주 내의 모든 존재인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로서, 다함께 조화롭게 어우러져 상호 유익을 제공하는 존재로 보는 평화사상입니다. 한마디로 특정 국가와 종교를 초월하는 보편적 평화의 사상입니다.

 

   

▲ 지난 2007년 1월 15일, 평화학회의 학술 교류 및 협력 증진 방안으로 중국 상해의 화동정법대학교 방문(첫번째줄 가장 왼쪽)

 

▲ 박사님께서는 무려 7년간 연구와 대외 활동을 활발하게 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정치에 뜻이 있는지요?

-  정치인이 된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가 바로 서야 평화롭고 살기 좋은 사회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정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홍익의 정신을 가슴에 품은 홍익의 정치지도자들이 많이 양성되고 배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회적 경험이 부족하고, 현재 처해있는 여러 가지 여건상 정치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평화학자로서 홍익의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이와 연관된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향후에 선출될 우리나라 대통령은 홍익인간이라는 인류 보편의 정신을 자신의 정체성 속에 체화한 인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인물이 대통령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즉 홍익대통령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인물이 존재해야 하며, 이러한 인물의 존재를 유권자인 국민의 대다수가 인지할 수 있는 안목을 갖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저부터 앞으로 홍익사상을 더욱 더 열심히 공부하면서, 홍익의 인재를 양성하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 최근 일본의 동북부 지진의 피해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일본이 전 세계를 대신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이럴수록 우리에게 홍익정신(Korean Spirit)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  먼저 엄청난 참사로 큰 고통을 겪은 일본사람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빨리 이 아픔을 극복하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이제 인류의 운명은 국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 인류와 지구 차원의 문제라는 점을 느끼고 확인하였습니다. 특정한 국가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면 단지 그 국가만이 아니라 전 지구가 방사능에 오염에 노출되는 사태가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인류문명은 '한국인이다' 또는, '일본인이다'라는 국가의식을 초월하여 하늘과 땅, 인간이 모두 조화롭게 존재할 수 있는 인류 보편의 길을 선택해야 하는데, 바로 천지인 정신에 뿌리를 둔 홍익사상이라는 코리안 스피릿(Korean Spirit)이 그 사상적 해답이라고 확신합니다.

▲ 마지막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계각층에서 홍익리더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박사님이 생각하는 홍익리더가 있다면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  우선 홍익인간정신을 국가통치의 이념으로 삼아 이상적인 정치 공동체를 구현하여, 치화시대의 전범을 보여준 단군을 홍익리더의 이상적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모델로 삼아 각자 각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홍익정신을 실천해 나간다면 모두가 홍익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최진립(1518-1636)으로 대표되는 경주 최부자집도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재산을 만석 이상 지니지 말라는 최부자집 가훈이 잘 보여주듯이 일정액 이상의 재산은 모두 어려운 사람과 사회를 위해 베풀고, 일제 강점기 때는 독립운동자금, 그리고 해방 후에는 대학 등에 기부하는 등 공존과 상생의 홍익정신을 잘 실천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