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지개 소녀, 설렁거 2’"오빠가 대 칸의 부대와 함께 호라즘으로 떠난 지 벌써 두 번의 겨울이 지나갔어요. 바람결에 바트남 오빠는 대 칸의 호위무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얼마나 기쁜지요! 오빠! 올해로 내가 열여섯 살이 된 거 아시지요. 사람들은 나를 꽃처럼, 설렁거처럼 ‘헐룽’(예쁘다)하다고 해요. 어머니는 ‘사항잘라’(괜찮은 남자)를 골라 시집가라고 재촉하시고 어른들이 뻔질나게 게르를 드나들며 나를 살펴보고 가곤 해요. 그럴 때마다 나는 멀에 올라타고 모든 게 그리운 오빠네 게르로 달려가곤 해요. 그리고 하늘을 보며
몽골인의 조상은 바로 훈(훈누, 흉노)족이고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우리와도 관계가 있다. 유럽에 게르만 민족의 대이동을 촉발한 훈족에게 같은 시기 한반도에 있었던 신라, 가야, 고구려의 지배계층과 비슷한 풍습이 있었다는 논문도 발표되고 있다(백산학회 회보). 훈족은 북방기마 민족의 한 분파로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 약 700년간 중원지역을 놓고 중국과 각축을 벌리며 부침을 거듭했다. 이때 훈누에 속해 있던 한민족 원류의 중 일부는 서쪽으로 진출, 훈족으로 커가고, 한 부류는 한반도 남부까지 진출해 현재의 한민족의 일부가 되
뎀에(낙타)의 눈물몽골인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흐미’라는 노래는 피리보다 맑고 높은음과 목이 쉰 듯한 낮고 탁한 음을 한 사람이 동시에 발성한다. 마치 여자 소프라노 가수와 남자 판소리 명인을 한 사람으로 섞은 듯하다. 초원에서 멀리, 넓게 가축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발달된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흐미 가수들은 자연의 소리를 흉내 내어 인간의 소리로 재현하는 것이라며 자긍심이 대단하다. 워낙 힘이 들어 나이가 좀 들면 할 수 없다고 한다.몽골 유목민은 모두 마두금(馬頭琴)이라는 전통 악기를 연주한다. 악기의 위쪽에 어김없이 말 머
바람의 고향‘몽골의 어머니’어머니는 모든 가축의 주인이시다.무척이나, 무척이나 생각이 난다.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어머니.(몽골의 시)어제 게르에서 만난 여자들은 모두 크고 활달하였다. 그중 30대 여인은 상체는 보통이나 하체는 엄청나게 발달하여 금방이라도 치마가 터질 듯한 볼륨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와 서양여성과는 또 다른 압도적인 육감에 화가로서 꼭 한번 누드를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은행가이고 여장부인 30대 중반의 게르 주인에게는 얼굴을 그려준다고 했다. 그러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게르가 새어 침대를 옮기고
모래의 합창어제부터 오른쪽 차창 옆으로 산맥 하나가 함께 달린다. 바로 우리 조상들의 옛 터전일 수도 있는 ‘알타이(금산)산맥’의 끝자락이다. 정오가 되니 왼쪽 멀리 모래 구릉 같은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점심때를 훨씬 지나 진짜 고비의 모래사막이 펼쳐지는 헝거린 엘스(Khongoryn Els) 게르 캠프에 도착한다. 멀리 뎀에(낙타)가 20~30마리씩 줄지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오전 오후 두 번씩 또는 인원이 차면 수시로 모래 언덕까지 뎀에를 타고 오가는 관광객 무리이다. 우선 밥을, 아니 고기를 먹고 게르에서 잠시 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