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헌 | 경남지역 거제국학원 지구시민운동 팀장

이상헌 팀장은 거제도에 온 지 14년이 되었다. 남편을 따라 타향에 온 첫인상은 “허허벌판에 마치 유배지를 온 듯 외롭다는 것이었죠.” 우울증이 생기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신앙생활을 했다. “하느님, 저에게 뭔가 특별한 게 있는 거 같은데 그게 무엇인지, 나를 통해 깨우쳐 주신다면 이 사회를 위해 잘 살아 보고 싶습니다.”고 기도했고 우리 교육이 잘못된 거 같다는 생각에 교육자가 되기로 했다.

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를 지원해서 학생으로, 주일학교 교사로, 학원 강사에 유치원교사를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가정 일을 돌보기엔 시간과 기력 모두 부족했다. 일과를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귀가하는 그녀와 남편의 갈등은 커졌다.

이웃의 권유로 남편과 함께 선도수련과 뇌교육 명상을 하게 되었다. 그 인연으로 지금은 남편과 함께 국학활동을 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제가 맡은 반은 한글날이나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 행사 때마다 바닥에 태극기를 그려 건·곤·감·이 놀이를 하게 했어요. 즐거움 속에서 잊혀진 우리의 역사와 친근하도록 했죠. 그랬더니 아이들이 사용하는 단어가 달라지고 어른스러워졌죠.”

이 팀장은 그 후로 민방위 훈련장, 병원, 노인대학 등에서 본격적으로 국학강의를 했다. “강의를 하다 보면 한국인이지만 우리 역사를 모르고 지내고 모르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죠. 우선 일상생활에서 쓰는 우리말 중 역사성이 있고 민족의 우수성이 담긴 내용을 놀이와 접목시켜 강의 했었죠.”

국학활동을 하면서 이 팀장에게 거제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제가 사는 고장이 사랑스럽고 책임감이 느껴졌어요. 우리 주위와 지구를 생각하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지구시민운동을 거제에서 시작하기로 결심했죠.” 매월 1달러를 지구를 위해 후원하는 ‘지구시민운동 1달러의 깨달음’ 캠페인은 또 다른 국학의 모습으로 이 팀장의 마음과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었다.

거제국학원에는 대기업 과장을 비롯하여 바쁘고 직책 있는 국학활동가가 많다. “그분들 작업복 윗옷 안주머니에 ‘1달러의 깨달음’ CMS용지가 한 뭉치씩 들어 있는 것을 봤어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자신의 일터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던 거죠. 순간 눈물이 났어요. 혼자만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있다고 오만했던 자신을 깊이 반성했죠.” 그것은 다시 한데 힘을 모아 발맞춰 나가는 계기가 됐다.

이 팀장은 “국학을 통해 각 단체와 하나가 되어 거제시를 명품 도시로 만들어야겠다.”라는 취지로 각 기관에 있는 지인을 통해 국학의 상황과 방향에 대해 알렸다. 그때 만난 김한겸 거제시장은 “국학의 소중함과 우리의 뿌리를 지켜나가는 것이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다. 과거 교편을 잡았을 때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거제시민의 의식을 높이고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바꿔주면 좋겠다.”고 국학원 활동에 공감을 나타냈다. 그래서 “시장님이 먼저 지구시민운동에 동참해 주시면 저희가 거제시민에게 이 운동을 알리는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라고 하자 “아~ 그러죠.”하며 흔쾌히 동참했고 거제시청의 많은 직원이 참여했다.

 이 팀장은 “본인뿐 아니라 직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해준 축협 상무님도 계시고 직접 현수막까지 만들어 지구시민운동을 홍보해 준 농협 조합장님도 계셨어요. 조선해양문화관과 거제시청을 비롯해 많은 거제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은 이루 다할 수 없어요.”라고 했다.

그는 정신병원, 노인대학, 민방위 교육 등 곳곳을 찾아 웃음을 알리는 웃음치료사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님의 웃음은 깨달음입니다. 웃음은 살아있는 숨, 최고의 숨이지요. 웃음은 과소비를 해야 몸이 건강하게 깨어납니다.”

최근 이 팀장은 통영 YWCA에서 진행되는 다문화가정이해교육의 대표 강사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통영 6개 면을 돌면서 마을이장을 대상으로 타국에서 온 며느리에 대한 따뜻한 이해와 우리 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알렸다.

“우리나라에 시집 온 며느리들은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마을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의 어머니가 될 사람이죠. 먼저 관심 갖고 도와준다면 우리나라를 이해하고 한가족이 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설명에 이장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팀장은 “우리의 정신을 알리고 서로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거제, 대한민국을 꿈꾼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