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9일 강원 국학원과 강원 국학운동시민연합은 태백산 당골광장에 천부경비를 세웠다. 천하대장군인 태백산 석장승 천장 바로 곁에 세워졌다

강원국학원(원장 김현규)과 강원국학운동시민연합(대표 성철중)은 지난 9월 19일 한민족 최고(最古)의 경전인 천부경을 새긴 기념비를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 세웠다. 태백산 천부경비는 듬직한 천하대장군의 모습을 한 태백산 석장승 ‘천장’의 옆에 자리 잡아 호위를 받게 되었다. 맞은편에는 지하여장군의 모습을 한 석장승 ‘지장’이 있다.

이번 천부경비는 2006년 9월 전남 보성의 홍암 나철 선생 생가에 첫 천부경비가 세워진 이후 열네 번째 세워진 것으로 지난 1년간 강원 국학원의 국학강사와 국학운동시민연합의 활동가, 그리고 강원도민의 성금으로 이뤄졌다. 김현규 강원국학원장을 만나 천부경비 건립의 의미를 알아본다.

태백산에 천부경비를 세운 이유는  무엇인가

태백산은 한민족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불교를 국교로 했던 고려나 유교를 신봉했던 조선시대에도 끊어질 듯 이어온 선도의 천제 문화를 지켜낸 곳이죠. 삼국유사에 전해지듯 환웅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이상을 품고 처음 내려온 곳이 바로 태백산입니다. 태백산이란 이름은 우리 민족의 이동경로를 따라 옮겨왔습니다. 우리의 생활터전이 만주였을 때 백두산이 태백산이었으나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면서 지금의 강원도 태백산이 민족의 영산이 되었죠. 한반도의 젖줄인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와 낙동강 발원지 황지연못이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 깊은 곳입니다.

천부경에 담긴 사상은 무엇인지

천부경에는 인류평화를 실현하고 양극화를 해결할 깊은 철학이자 ‘천지인이 하나’라는 생명철학이 담겨 있죠. 지구의 미래를 이끌 위대한 정신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사상이 들어 있습니다. 천부경비를 세우는 것은 위대한 한민족의 정신유산을 되살려 후손에게 문화적 긍지를 가지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고 다가올 정신문화시대의 지도국이 되자는 의미입니다.

작년에 태백산 천제단이 훼손되기도 했는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천제단이 훼손된 것은 안타까운 사태였습니다. 역사가 신화로 왜곡되고 우리의 정신철학과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 소치에서 비롯된 것이죠. 천제는 천손이 하늘에 올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진 것이죠. 천제단이란 유적은 내려왔으나 이를 건립한 천손의 철학은 후손에게 전해지지 못한 것입니다. 우주 만물을 아우르고 세상을 이롭게 하겠다는 천손 철학을 잊고 천제단을 미신이라 여기는 것도, 개인적인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기복신앙을 하는 것도 같은 잘못이라고 봅니다.

앞으로 계획은

 한민족의 정신을 이해하면 세계보편성을 가진 평화철학이자 21세기를 이끌 정신문화와 과학이 되지만 모르고 맹신하면 그 가치는 사라지는 것입니다. 천부경비가 세워짐으로써 천제단의 존재의미가 제대로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될 것입니다. 단군할아버지의 정신이 이곳 태백산에 내려와서 사람들의 가슴에 홍익정신이 전달될 수 있도록 강원도민에게 한민족의 정신철학을 교육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 천부경비는 수많은 등산객이 볼 수 있는 자리에 세워져 한민족의 천손 철학을 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