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26일~27일 강원도 속초에서 2009 전통종목대회가 열려 국학기공, 궁도, 택견 등 6개 종목 대회에서 2,500여 명의 선수가 열띤 경합을 벌였다. 국학기공 종목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구 월배동호회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 종목을 보존 계승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2009 전통종목 전국대회가 지난 9월 26일과 27일 양일간 강원도 속초에서 열렸다. 올해 첫 번째로 열린 이번 대회는 강원도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주최하고 속초시와 강원도생활체육회, 국민생활체육 전국종목별 연합회가 주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KBS 춘천방송총국, 강릉 MBC, 강원일보 등이 후원했다.

정식 전통종목에는 국학기공, 족구, 궁도, 택견, 씨름, 줄다리기 등 6개 종목이 채택되었으며 그네타기, 널뛰기 등 전통놀이가 선보였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16개 시·도 선수 및 임원 2,500여 명과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하는 500여 명의 해외동포 등 많은 시민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채용생 속초시장은 개막식에서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 면면히 이어 내려온 민족 고유의 전통종목은 후대에 영원히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강두 국민생활체육회 회장은 대회사에서 “유구한 전통 민속경기가 서구문화와 현대 스포츠에 밀려 명맥마저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대회가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계승 보전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출장 중인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우리 전통종목과 민속놀이는 승패보다 화합과 결속을 중시하고 너와 나가 아닌 ‘우리’가 함께 어우러져 정겨움과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다.”며 격려를 전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우리 옛것의 소중함을 재조명하고 고귀한 민족자산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홍보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치사를 전했다.

개막식 식전행사로는 모듬 북, 외줄타기 공연과 마상무예 시범 등이 펼쳐졌다. 각 전통종목 부스에서는 시범공연과 시민참여 행사가 다양하게 열렸다. 국학기공 부스에서는 지친 시민들의 어깨를 풀어주는 활공과 함께 생체에너지를 촬영하는 오라컴 상담 등을 해 많은 시민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굴렁쇠와 제기차기, 투호, 팽이치기 등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체험행사를 비롯해 동차와 죽마 등 생소한 전통놀이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했다. 이밖에 대회기간 행사장 곳곳에서는 북청 사자탈 만들기, 가훈 써주기, 도자기 만들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와 차전놀이, 연날리기 시연 등이 열렸다.

27일 전국국학기공대회는 속초 청소년수련관 실내체육관에서 열려 채영생 속초시장, 송훈석 국회의원 홍우길 속초시의원을 비롯해 16개 시·도 선수 500여 명이 참석했다.

채영생 속초시장은 환영사에서 “역사적으로 속초에는 영랑호라는 신라 화랑의 심신수련장이 있었고 제2회 국제국학기공대회가 열린 곳으로 국학기공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번 대회가 전 국민에게 전통종목을 보급하는 신기원이 되도록 하자.”며 출전선수의 선전을 기원했다. 송훈석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국학기공은 우리 민족의 철학이 있고 기(氣)를 통해 심신을 단련하며 명상이 있다. 국학기공의 붐이 일어나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도 더욱 확산하도록 본인도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개인전 및 단체전에 출전한 동호인들은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특히 전통기공과 창작기공이 어우러진 단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구 월배동호회와 준우승을 차지한 경기도 동호회는 마치 춤을 추듯 유려한 동작과 손끝에 서린 힘찬 기운, 호흡까지 하나로 일치한 통일감이 전달되어 관객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젊은이와 60~70대 어르신이 고루 참석한 이번 대회에서는 경연을 마치고 세대를 뛰어넘어 신명나는 율려 속에 하나 되었다. 네 팀 내 팀 없이 어느새 어깨를 잡고 신나는 아리랑에 온 경기장을 누비며 한마음이 되었다.

이외에도 설악정에서 궁도대회, 엑스포C구장에서 씨름대회와 민속놀이 3종목, 그네뛰기 널뛰기 연날리기 경연, 엑스포 B구장에서 족구, 엑스포 상징탑 앞에서 줄다리기 경기가 펼쳐져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량을 겨뤘다.

국학기공대회에 출전한 강원사랑 동호회 방철호(강릉시, 58세) 씨는 “10년 넘는 투병생활로 지친 몸을 꾸준히 수련해서 이렇게 대회에 나오기까지 쉽지 않았다. 여러 사람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기쁨이고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일을 할 것”이라고 참가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