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거주자 누구나 집을 스스로 점검하고, 직접 수선까지 할 수 있도록 기준선을 제시하는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이 전국 최초로 발간됐다.

서울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 [사진=서울시]
서울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한옥 거주자가 수선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한옥을 유지 및 관리하도록 지원해 누수와 균열, 부식, 뒤틀림 등 손상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매뉴얼을 기획했다. 2015년부터 ‘한옥 출동119’ 서비스를 통해 축적해온 1천여 건의 한옥 현장 점검 및 수선 상담, 한옥 수선사업 관련 자료, 다양한 한옥 전문가의 의견 등을 토대로 만들었다.

한옥 거주 의향이 없는 이유(2018 대국민 한옥 인식 및 수요 특성_국가한옥센터) [사진=서울시]
한옥 거주 의향이 없는 이유(2018 대국민 한옥 인식 및 수요 특성_국가한옥센터) [사진=서울시]

국가한옥센터의 ‘한옥 인식 및 수요특성’ 조사에 따르면, 한옥에 거주 의향이 없는 이유로 ‘유지에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울 것 같다’ ‘유지비와 관리비가 많이 나올 것 같다’라는 점을 꾸준히 꼽고 있다. 그동안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겨울철 난방 문제’, ‘생활의 불편함’ 등 다른 이유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한옥의 지속적인 유지관리에 대한 부담은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옥은 한옥 수선 및 유지관리 방법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전문가가 아니면 집을 수리하고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내구성이 약한 자연 재료로 만들어진데다가 기와, 기둥, 서까래, 마루, 창호 등 내‧외부 구조도 복잡해 꾸준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목재를 많이 사용하는 특성상 흰개미·곰팡이 발생, 기둥 갈라짐, 마룻널 사이 틈새 발생 등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대 한옥도 자연 재료와 다양한 신재료가 혼합 시공돼 전통 한옥엔 없었던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완공 후 유지관리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서울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 [사진=서울시]
서울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 [사진=서울시]

매뉴얼은 한옥의 현재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점검표부터 다양한 손상 유형과 그에 따른 조치 및 수선 방법까지 한옥의 유지관리에 대한 정보를 총망라해 담았다. 주요 내용은 ▴유지관리를 위한 점검방법 ▴손상 유형별 조치방법 ▴거주자 직접 수리를 위한 수선 방법 등이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목재보호제 칠을 주기적으로 하면 직사광선이나 빗물 등으로 인한 목재 탈색을 예방할 수 있다. 마룻널 사이 틈새가 발생했을 땐 마룻널의 한 구획을 해체한 후 부목과 망치를 사용해 틈새가 없게 조이면서 재설치하면 된다. 또, 목재에 흰개미가 발생했을 땐 목구조 하단부에 구멍을 뚫은 뒤 약품을 투입하고 목재 메꿈제로 구멍을 막으면 된다.

이 밖에도 한옥 유지관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 도심형 한옥의 이해와 유지관리 ▴서울우수한옥 유지관리 사례 ▴효율적 유지관리를 위한 설계 및 시공 유의 사항도 안내하고 있다.

서울시 내 한옥 소유자는 서울한옥포털에서 오는 28일까지 신청 하면 책자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서울한옥포털 자료실에서도 온라인 무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더불어, 한옥지원센터 방문 상담자나 교육 프로그램 참여자 등에게도 ‘한옥 유지관리 매뉴얼’을 제공한다.

시는 서울시 소재 8천여 채 한옥 거주자뿐 아니라 전국의 한옥 거주자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옥 거주자가 직접 수선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함으로써 한옥이 적절한 시기에 유지관리 될 수 있도록 유도해 한옥 건축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 여장권 균형발전 본부장은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고 실효성 있는 한옥 진흥 정책으로 한옥 건축문화 발전에 더욱 힘쓰겠다”라고 전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한옥포털 내 공지사항이나 서울시 한옥지원센터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