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참가자들은 제주 주상절리에서 장생보법(長生步法)으로 발바닥 용천을 따라 올라오는 땅의 느낌을 체험했다.

평화로운 대자연 속에서 모든 생명과 교류하며 잃어버린 본래의 마음을 찾는 여행. 첫 국제국학기공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명상이 함께하는 축제라는 점이다. 올해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보유한 평화의 섬인 제주를 찾은 선수단과 응원단은 대회일정 중 아름다운 제주 곳곳을 찾아 자연과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침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난 후 태풍예고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먹구름을 뚫고 햇살이 비친 주상절리는 화산섬이 만든 놀라운 자연풍광을 보여줬다. 화산활동 중 흘러내린 용암이 차가운 공기와 맞닿아 연필을 모아 세운 듯 검은 육각형의 돌기둥을 이룬 신기한 모습의 바위들.

사람들은 잘게 부서지는 파도 멀리 우리 국토의 막내,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마라도를 눈으로 찾았다. 맨발로 산책로에 오른 이들은 새로운 건강걷기인 장생보법을 하며 발바닥 용천을 따라 올라오는 땅의 느낌을 체험했다. 6개의 돌하루방이 서 있는 공간에 들어서자 각자 자리를 잡고 앉아 호흡을 가다듬었다. 눈을 감고 손가락 사이로 흘러가는 바람과 파도소리와 울창한 나무숲에서 흘러나오는 향기가 눈으로 본 세상보다 더 풍성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자연 속에서 장생보법과 명상 즐겨

이어 다양한 기후조건을 가진 제주의 명소 중 하나로, 전 세계 꽃과 나무를 한 곳에 모아 놓은 여미지 식물원을 찾았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 나무와 바나나, 아보카도 등 열대 과일나무, 선인장, 연꽃 등 익숙한 식물들과 이름마저 생소한 풀과 나무들이 각자의 아름다움을 뿜어내 절로 고개 숙여 향기를 맡게 했다. 또한 구석구석 공간마다 익살스러운 표정의 작은 조각들이 색다른 재미를 자아냈다.

소나기가 멈추자 밖으로 나와 한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등 각국의 특징적인 공원을 둘러본 이들은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분꽃으로 귀걸이를 만들어 걸어보고 나무에 기대어 생명감을 느껴 보기도 했다. 비를 머금고 더욱 풍성해진 측백나무의 쌉쌀한 향기가 신선했고, 스쳐 지나며 들려오는 제주사투리가 사람들에게 생경하면서도 반가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편 외국인 참가자들도 제주 곳곳을 돌며 한국의 선도문화와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한국을 느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피닉스 팀의 외국 젊은이들은 13일 제주에 도착해 녹차밭이 펼쳐진 오설록과 산천단, 제주 국학원의 국궁장 등을 찾았다.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천제단인 산천단을 찾은 젊은이들은 잠시 명상 속에서 한없는 평화로움을 느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대회를 마치고 모악산 명상여행지와 천안에 소재한 국학원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이들은 전시에는 용감하게 나라를 지키고 평소에는 산천을 따라 대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하고 명상과 풍류를 즐기며 호연지기를 키웠던 조의선인, 화랑의 선도문화를 배우고 체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