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스피릿에서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김영철 군의 자전거 국토종주를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벤자민인성영재학교에서 아르바이트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자립심과 자신감, 리더십 등을 체험한 덕분인지 여행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은 없었다. 나는 지난 5월 학생워크숍에서 무작정 내가 사는 춘천에서 부산까지 약 570km를 가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워크숍이 끝난 후 벤자민학교 서울강북학습관 학생들이 나를 찾아왔다. 워크숍 때 나의 발표를 들었다며 자기들도 6월 초에 자전거여행을 갈 예정이라며 함께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나는 당연히 같이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벤자민학교 강원·강북 지역의 같은 뜻을 가진 친구들의 자전거 여행팀이 꾸려졌다.

우리 자전거 여행팀은 카카오톡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6월에 갈 자전거여행을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메르스 사태가 터졌다. 나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꿋꿋이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가족들의 반대로 프로젝트를 미루자는 친구들이 생기고 결국 나 혼자만 남았다. 하지만 나는 혼자서라도 가려고 했다.

그런데 나의 각오를 들은 형이 “너는 걱정 안 되지만 네가 만약 감염되어 할머니나 가족들에게 옮기면 어쩌려고 그러느냐”고 충고했다. 형의 말을 듣고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졌다. 자전거여행이 ‘나’ 자신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어리석게도 나는 ‘나만’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나도 모르게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가족들에게 전염된다면 너무나도 허무한 여행이 아니겠는가? 결국 나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9월에 자전거 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그렇게 자전거여행이 미뤄진 뒤 시간은 흘러 8월이 되었다. 8월 26일, 함께 자전거여행을 가게 될 벤자민학교 서울창동학습관 조항기(17), 조항인(18), 손수진(18) 형을 뚝섬역에서 만나 항인 형의 주도하에 여행 계획을 꼼꼼하게 세웠다. 그리고 자전거 정비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여행 일정은 인천 아라서해갑문 인증센터에서 부산 낙동강 하굿둑 인증센터까지 가는 것이었다. 애초 계획은 서울에서 부산까지를 생각했는데, 여행을 준비하면서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 수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자전거 코스를 따라 경유지마다 인증센터에서 수첩에 도장을 찍고 그 길을 다 찍으면 마지막에 인증스티커와 인증메달을 주는 것이었다. 거기엔 크게 3가지로 국토완주 그랜드슬램(전 구간 인증), 국토종주(인천 아라서해갑문~부산 낙동강하굿둑), 4대강 종주길이 있었다. 우리는 인천에서 인증수첩을 사기로 하고 633km의 국토종주를 하기로 결정하였다.

▲ 드디어 출발! 아라서해갑문의 인증센터에서 기념촬영.

그리고 8월 30일! 마침내 바로 그 날이 왔다. 우린 청량리역에서 만나 지하철을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출발점인 아라서해갑문의 인증센터에서 첫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대열 연습을 위해 다음 인증센터까지 짧게 자전거를 타보기로 했다. 막상 도착하고 나서 그날 묵을 숙소로 다시 돌아가려니 하니 거리가 너무 멀었다. 결국 우리는 되돌아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렇게 어쩌다 자전거여행 1일차가 돼버리고 말았다.

사실 청량리역에서 모였을 때 친구 한 명이 가방을 지하철에 두고 내려 안내소까지 갔다가 다시 출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출발부터 흥미진진한 사건이 터지며 우리의 자전거여행이 시작이 되었다. (다음 편에 계속) 

 

글.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강원학습관 2기 김영철 학생

 

17살 영철이의 특별한 이야기, 자전거 국토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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