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선사하는 정성스러운 삼시세끼, 영화 ‘리틀 포레스트’
나에게 선사하는 정성스러운 삼시세끼, 영화 ‘리틀 포레스트’
  • 김보숙 기자
  • bbosook70@naver.com
  • 승인 2015.03.11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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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문화마당 76편] 영화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

몸에 좋은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도심 속에서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는 도시민들에게 더욱 그리운 것이 정성껏 지은 밥상이다. 요즘 ‘삼시세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소박하고 투박한 자급자족의 삶을 재밌게 보여준다면, 이 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Little Forest: summer&auturmn 2014)' 속의 ‘삼시세끼’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감성적인 슬로우 푸드 라이프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주인공 이치코가 자전거를 타고 시골 마을 코모리로 향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도시에서 생활하다 쫓기듯 고향인 코모리로 돌아온 이치코. 시내로 나가려면 한 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은 숲 속 같은 그 곳에서 자급자족하며 농촌 생활을 시작한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과 채소, 그리고 제철마다 풍족하게 선물해주는 자연의 선물로 매일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다.

▲ '리틀 포레스트' 포스터 [사진=영화사 진진 페이스북]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여름과 가을 동안 해 먹은 음식들을 중심으로 자연 속에서 그리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토마토, 고구마, 토란, 멍울풀, 식혜, 밤조림, 곤들매기 등 자연에서 따온 식재료로 만든 음식들은 지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최고의 보약이다.

초록빛의 여름에서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로 바뀌는 영화의 장면도 아름답다. 관객들은 모내기부터 수확하는 기쁨까지 벼농사 짓는 과정을 주인공과 함께 공유한다.

영화는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서 순수한 자연과 밥상을 생각하게 한다. 여름을 장식하는 음식 레시피가 끝나고 나면 가을의 음식들이 등장한다. 다음 '리틀 포레스트 : 봄, 겨울'은 5월에 개봉한다.

만일 색다른 재미와 감동을 원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냥 냇가에 발을 담그듯 지친 마음을 영화 속에 푹 담그면 된다. 그러면 어느새 복잡해진 머리가 비워지고 편안한 숨이 쉬어진다.

식사하기 전 이치코는 큰 소리로 “이따다끼마스! (잘 먹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잘 먹겠습니다.” 이 쌀을 지은 농부에게, 요리하느라 수고한 자기 자신에게, 이렇게 열매를 맺게 해준 태양과 대지, 하늘에 드리는 말이다. 오늘 내가 하루 먹는 밥과 음식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음식이 내게 오기까지 처음과 마지막을 그려보면 감사한 마음이 일어난다.

자연은 인간을 위해 아낌없이 생명을 내어준다. 이치코는 자연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해간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몇 년 전 홀연히 떠나버린 어머니로부터 한 장의 편지가 도착한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어머니는 한 끼의 수고스러움을 알려준 존재이다.

좋은 봄날, 그동안 소홀했던 나에게 정성스런 한 끼를 대접해보자. “잘 먹겠습니다!” 라는 한마디에 하루가 풍요롭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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