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실수는 매번 저지르고, 백 퍼센트 확신했는데 보기 좋게 틀리고, 그러면서 ‘나는 안 될 거야’라는 생각은 자꾸만 일어난다.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습관적인 생각과 행동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모든 원인을 나쁜 머리, 덤벙거리는 성격 탓으로 돌리곤 한다. 이렇듯 실수 반복하기, 쉽게 포기하기, 정신없이 살기, 성급히 판단하기 등 누구나 하나쯤 앓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과학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데이비드 디살보(David Disalvo)는 신간 《뇌는 왜 삽질을 시킬까?원제: BRAIN CHANGER》에서 이제 그만 삽질을 멈추고 모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한다. 두뇌에 대한 호기심으로 머릿속이 꽉 차 있는 저자는 일상의 사소한 결정부터 인생의 중요한 목표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뇌’라고 말한다.

 

뇌의 작동 원리, 생각의 결정 원리를 이해한다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STEP 1 ‘두뇌 탐구 생활’에서는 메타인지 원리를 설명하고, STEP 2 ‘한계를 극복하는 30가지 습관’에서는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두뇌 습관 요령을 제시한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 뇌 능력의 5퍼센트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천재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뇌의 10퍼센트밖에 활용하지 못했다고 한다. 데이비드 디살보 역시 뇌를 완전히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머릿속 대부분의 결정이 무의식의 영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대신 ‘생각’을 통제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생각을 조종하여 머리 쓰는 법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뇌를 내 편으로 만들어라!”

그동안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단순히 생각 바꾸기를 권하지 않는다. 이 책의 저자는 전작을 통해 우리를 속이는 뇌의 본모습을 밝히고 뇌의 명령에 무조건 따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뇌에게 명령을 내리는 훈련’을 소개한다. 침팬지도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독보적인 능력은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보기’이며, 이는 내 머리에도 해당된다.

책에서 소개하는 30가지 두뇌 습관에는 ‘믿음을 강화하여 뇌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은 흥미를 끈다. 만일 ‘안 될 거야’라고 생각하면 뇌는 바로 에너지를 차단해버리지만 ‘할 수 있다’고 명령을 내리면 최대한의 자원을 찾아 나선다. 또한 오랫동안 고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집이나 차를 사는 중요한 결정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벌어지는 말싸움을 피하려면 ‘생각을 멈추는 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자제력이 필요하거나 포기하고 싶을 때는 설탕이 들어간 레모네이드 한 잔이 기분을 좋게 만들고, 시험이나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긴장한 두뇌를 풀어주는 데는 껌 씹기가 즉효를 나타낸다고 밝혀준다. 지나치게 예민해졌다면 잠을 청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우유부단해질 때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균형 잡힌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사소한 행동 몇 가지를 고침으로써 생각을 내 의지대로 조종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밖에도 주기적인 문화생활이 남녀 모두에게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키는 이유, 달리기가 새로운 뇌세포를 만드는 효과, 남을 돕는 선행이 뇌에 끼치는 긍정적 영향, 흡연과 음주 등 부정적 습관을 끊는 법 등, 다양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두뇌 습관을 일러준다.

데이비드 디살보 지음 ㅣ 김현정 옮김 ㅣ 청림출판 ㅣ 272쪽 ㅣ 13,800원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