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선수가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지켜본 우리 국민 모두 환호했다. 초반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의 메달 획득 소식이 들리지 않아 답답했었다. 기대했던 선수들이 선전했지만 아직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스피드스케이팅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이 스피스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4위에 그쳤다. 또 우리나라 전통 강세 종목으로 꼽히는 쇼트트랙에서도 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러한 답답함을 이상화 선수가 일거에 날렸다. 이를 시작으로 현지에 적응한 우리 선수들이 줄줄이 메달 획득 소식을 알려줄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태극 전사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까지 말아야 하겠다.

올림픽이 순수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국가의 위신, 역량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바뀌면서 메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나라마다 메달 획득이 유망한 종목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여 메달 획득을 노린다. 올림픽은 어떻게 보면 국력의 차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대회가 아닌가 생각된다.  운동 경기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는 선수들에 감동하고 함께 기뻐하는 일은 이제 한쪽으로 밀려난 듯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림픽에 참가하면 무조건 메달을 획득해야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우리에게도 있다. 특히 우리는 금메달이 아니면 메달로 쳐주지도 않을 만큼 경직된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 이러한 것은 스포츠 선진국이 되려고 발버둥을 치는 과정에서 나타난 통과의례로 여기고 싶다.

 올림픽은 출전한 선수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인류가 함께 하는 축제이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돌파하는 모습을 보고 세계인이 함께 기뻐하고 축하하는 자리이다. 이런 축제 마당은 메달 획득 여부에 상관 없이 모든 선수가 주인공이다. 수년 전부터 올림픽에 대비해 훈련하고 기량을 쌓고 최선을 다한 선수는 누구나 박수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앞서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이 되려면 메달 집착에서 벗어나 좀 더 성숙한 스포츠 문화를 가꾸어야 한다. 스포츠 자체를 좀 더 즐기는 여유를 이번 기회에 누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