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지금보다 더 잘 사는 계층으로 신분 상승을 하는 것은 어렵다."

 국민 4명 중 3명(75.2%)가 이렇게 답했다. 개인이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현재의 계층보다 더 나은 계층으로의 이동이 불가능하리라는 인식이 압도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8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13~19일 1,015명을 상대로 전화 설문조사한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 (조사의 신뢰수준은 95%에 ±3.08%포인트) '우리나라에서 개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계층상승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전체의 75.2%가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고, 24.8%만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낮게 본 이유는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생활비 부담 증가'(35.7%), '기회 불공평'(28.2%), '소득감소'(17.8%), '과도한 부채'(10.7%), '자산가격 하락'(7.6%) 등을 꼽았다. 

 '현재 본인은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중산층'이라는 대답이 51.8%,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이라는 대답이 각각 47.4%, 0.8%였다.

 '지난 1년 사이 자신의 계층이 하락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응답자 20.8%가 '하락했다'고 응답해 '상승했다'(2.3%)는 응답의 9.2배에 달했다.

 계층이 하락한 이유로는 '물가상승 등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 증가'(39.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둔화로 인한 실직이나 소득 감소'(29.4%), '자산 가격 하락'(17.5%), '과도한 부채로 인한 상환부담 증가'(9.5%), '기회 불공평'(3.8%) 순이었다. 

 계층의식은 일자리의 질이 높을수록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은 체감중산층 비율(자신이 중산층이라고 느끼는 비율)이 61.0%로 가장 높았지만, 비정규직은 체감저소득층 비율(72.8%)이 가장 높았다. 

 이 연구원은 "누구든 노력하면 계층상승이 가능한 사회일수록 경제·사회 역동성이 커지고 성장과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진다"며 "중산층 70%를 달성하려면 일자리 질 개선 등으로 계층상승 가능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