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강원도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강원도 농촌지도자 대회'

"내가 땀 흘리고 정성 들여 재배한 쌀 한 톨, 사과 하나라도 잘 먹어주면 고맙고 감사하지요? 내가 거둔 먹거리로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바로 홍익의 마음이에요. 그 마음에서 창의력도 나오는 겁니다."

국학원 신근식 이사가 27일 강원도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제20회 강원도 농촌지도자 대회'에서 '창의적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국학 강의를 펼쳤다.

신 이사는 이번 대회의 모토인 '꿈이 있는 농업, 더불어 잘 사는 행복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강원도 17개 시・도 농촌 지도자 1,000여 명에게 홍익 지도자로서의 꿈과 희망을 전했다.

▲ '제20회 강원도 농촌지도자 대회'에서 강연하고 있는 국학원 신근식 이사

신 이사는 이번 강의에서 '창의적 지도자'의 답을 우리나라의 전통 역사와 문화 속에서 찾았다. 그는 창의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새로운 무언가가 아니라, 원래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잘 융합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국학강의는 신 이사의 강의를 여러 차례 지켜본 강원도 농업기술원 원장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올 초부터 진행한 강원도 농업기술원 직원, 인재농업기술센터 농업인, 장수마을지도자, 부녀회장단 등을 대상으로 한 그의 국학강연 반응이 매우 좋던 터였다.

"인쇄술 발명으로 세상의 정보기술 혁명을 가져온 15세기 독일 출생 구텐베르크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요. 창의라는 것은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을 어떻게 잘 조합하느냐입니다."

결국 창의적 지도자란 항상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아니란 것이었다. 그는 진정한 창의력은 나뿐만 아니라 이웃도 나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창의성을 인정받는 우리나라 한글은 어떻게 창제됐나요? 세종대왕께서 백성의 고충과 애환을 덜어주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조정 대신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세종대왕의 창의적 리더십은 바로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죠."

우리나라의 위대한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 비단 한글뿐이겠는가. 반만년 역사 속에서 민족의 기쁨・설움과 함께한 아리랑. 아리랑이 민족의 대표 민요, 세계인의 노래가 될 수 있었던 데는 모든 민족의 정서를 아우르는 큰 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리랑(我理郞)은 임을 떠나보낸 한을 노래한 이별곡이 아니에요. '나를 찾는 즐거움'을 노래한 본성의 곡이에요.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자기 영혼을 외면한 채 살아가는 자신을, '십(十) 리'는 인간 완성을 의미합니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키워 남도 사랑하는 홍익인간이 되어 인간 완성을 이루라는 뜻이지요."

신 이사는 "한글이나 아리랑 같은 위대한 문화가 우리나라에 꽃필 수 있었던 데는 예로부터 홍익(弘益)이라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강원도 농촌에서 홍익 문화가 부활하여 전국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여기 계시는 지도자 여러분이 먼저 홍익 리더가 되어 솔선수범해달라"고 당부했다.

▲ 강원도 17개 시・도 1,000여 명의 농촌 지도자가 강연을 들으며 환호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러분이 열심히 해오셨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가 GDP(국민총생산) 2만 불대까지 올 수 있었던 겁니다. 새마을운동으로 잘 사는 마을을 만들었고, 88 올림픽으로 변방의 작은 나라를 세상에 알렸어요. 2002 월드컵에서는 우리의 열정을 전 세계에 보여줬지요.

다음은 뭘까요? 바로 정신문화의 부활입니다. 진정한 나라의 힘은 총구가 아니라 문화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어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아우르는 '국학(國學)의 홍익정신'이 살아날 때 우리도 우리 아이들도 더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어요."
 
'강원도 농촌지도자 대회'는 (사)한국농촌지도자 강원도협회에서 격년제로 주최하는 행사이다. 27일 국학 특강, 민속경기, 장기자랑초청공연 등의 어울림 한마당에 이어 28일에는 개막공연, 시상식, 시별 벤치마킹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