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의  전정기관 기능 장애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5년간(2008~2012년) 심사결정자료 '전정기능의 장애'에 관해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이 5년 새 55만 명에서 85만 명으로 30만 명(54.0%)이 증가했다고 14일 밝혔다.

▲ '전정기능의 장애(H81)' 진료인원 및 총 진료비 추이(2008~2012년) [자료제공=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인원 성별 점유율은 남성이 약 30~31%, 여성은 69~70%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2.2배 많았다. 연평균증가율에서는 남성이 12.3%, 여성이 11.1%로 남성의 평균증가율이 약 1.2%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12년 기준으로 70대 이상이 24.6%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1.2%, 60대가 19.3%로 50대 이상의 장노년층에서 65.1%를 차지했다.

전정기관은 내이(귀속)의 반고리관, 난형낭, 구현낭, 말초 전정신경 등으로 구성되며, 우리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겨 그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전정기능의 장애(말초성 어지럼증)이라 한다.

전정기능 장애는 중이염 합병증이나 바이러스 등의 감염에 의한 내이염, 이 독성 약물, 측두골 골절 등의 외상, 청신경 종양, 내이출혈이나 동막 폐쇄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또  특별한 원인이 없거나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전정기능 장애의 증상은 회전성 어지럼증이다. 멀미나 현기증과는 다르게 뚜렷한 회전방향(시계방향 또는 반시계방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환자는 '머리가 빙빙 돈다, 천장과 주위가 돌아간다'와 같은 표현을 한다.

어지럼증은 가만히 있어도 생기게 되며 원인에 따라서는 머리를 특정 자세로 움직이거나 큰 소리를 들을 때, 머리 쪽으로 진동을 가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승강감, 경사감, 부유감, 휘청거리는 느낌과 같은 동요형 어지럼을 느끼기도 한다.

어지럼증과 함께 이명, 난청, 이충만감 등 청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두통이나 복시, 얼굴 마비, 언어 장애, 의식 장애, 감각이나 운동 장애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뇌경색 같은 중추성 전정기능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전정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뚜렷한 예방 수칙이나 권고할 만한 기준이 없다. 전정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머리 충격은 피하고 이 독성 항생제나 항암제를 사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중이염이 있을 때는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

전정기능 장애가 보행 장애 및 평형유지 장애로 나타나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넘어지거나 운전 시에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특히 노인은 전정기능 장애로 낙상, 충돌이 발생했을 때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