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일이 없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많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웃음보다는 무표정이 익숙한 사람들. 길지 않은 내 인생, 매순간 즐겁고 신나게 살 수는 없을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세도나 스토리>의 저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은 8일 저녁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율려콘서트' 무대에 올라 이 질문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신난다는 말이 무엇인가. '신'이 '난다'는 말이다. 바로 우리 모두 안에 '신(神)'이 있다는 말이다. 신이 없는데 어떻게 나겠나.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신'이 날까. 수영을 하고 싶다면 물에 들어가야지 교실에서 아무리 배워봤자 모른다. '신'도 마찬가지다. 신이 나고 싶다면 생각을 잠시 멈추고 체면도 내려놓고 몸을 움직이는 거다. 전신을 움직이면서 무아지경에 들어서면 '신'이 '난다'. 나의 '얼'을 만나는 것이다."

▲ 브레인멘토 이승헌 총장이 8일 저녁 일지아트홀에서 <율려콘서트>를 열었다 [사진=이효선 기자]

 이날 오후 7시가 가까워지자 일지아트홀(서울 강남구 청담동 86 킹콩빌딩 지하2층)은 입구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해 말 <세도나 스토리>를 발간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50개 도시 100회에 달하는 북콘서트를 가진 이승헌 총장의 율려콘서트가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불타는 목요일'을 보낼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온 일지아트홀 멤버십 회원 300여 명의 관객들이 공연장에 들어서자 전통문화교육기업 풍류도의 모듬 북 공연이 시작되었다. '둥둥둥둥' 무대 위 다섯 사람의 북 소리가 관객들의 심장을 예열시켰다.

 일지아트홀 신현욱 관장의 소개로 무대에 오른 이 총장은 먼저 <세도나 스토리(The call of Sedona)>에 보여준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이승헌 총장이 무대에 올라 일지아트홀 멤버 300여 명의 관객에게 사랑과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이효선 기자]

 "이번에 한국에 오기 전, 미국과 일본에서 많은 도시를 돌며 우리의 정신, 얼을 알렸다. 미국에 첫 발을 내딛고 십 수 년 간의 개척기를 담은 책이 여러 많은 독자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우리의 얼을 이야기할 수 있고 우리 정신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는 것에 큰 감사와 긍지를 느낀다."

 이 총장은 저서의 배경이 된 미국 애리조나주의 작은 도시 '세도나(Sedona)'에 대해 설명했다. 원래 인디언의 성지였던 이 곳을 개척한 한 백인 남성이 자기 부인의 이름을 따서 도시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총장은 관점을 달리했다. '세도나'를 '새'로운 '도'가 '나'오는 곳으로 풀이한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기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어떤 어려운 상황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다.
 미국에서 우리 정신을 알리고자 처음 갔을 때 공항에서 나는 돈이 든 가방을 통째로 소매치기 당했다. '아메리칸 드림'의 부푼 꿈을 안고 왔는데 큰 좌절을 느꼈다. 그런데 마음을 바꿨다. 가방은 잃어버렸지만 그 누구도 내 꿈은 가져갈 수 없지 않나. 나는 '내 돈은 잃어버린 게 아니라 뉴욕에 기부를 했다'고 말이다."

 이 총장은 "나에게 불행을 주는 것도, 행운을 주는 것도 사람"이라며 관계 속에서 행불행을 따져 슬퍼하거나 좌절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행운도 불행도 모두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나에게 얼마나 큰 행운을 주기 위해 불행이 왔나'하고 받아들일 것을 권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인생의 매순간에 긍정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 총장은 긍정을 선택하는 힘의 근원을 인생을 사는 법에서 찾았다.

 "세상에는 인생을 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얻기 위해 사는 것과 이루기 위해 사는 것. 살면서 아무리 많은 것을 얻어 손에 쥐어도 죽을 때는 다 놓고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을 떠날 때 갖고 갈 수 있는 하나가 있다. 나의 얼을 알고 깨닫는 것, 바로 영혼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다.
 아리랑만 제대로 알아도 된다. 아리랑(我理朗)은 나를 깨닫는 기쁨을 말한다. 그리고 천부경은 나를 넘어 하늘을 깨닫는 기쁨을 말한다. '신'이 '난다'는 것, '율려'를 만난다는 것은 바로 나의 근본과 만나는 것이다. 그때 진정한 삶의 의미도 깨우치게 된다."

 이 총장의 1부 강연이 마무리되자 무대에는 홍익예술가 세 사람이 올랐다. 피아니스트 이지영, 플루티스트 이숙인, 성악가 조미경 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피아니스트 이지영 씨의 '아리랑 환상곡'은 '나를 깨닫는 기쁨'을 논하는 노래로 관객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 피아니스트 이지영, 플루티스트 이숙인, 성악가 조미경 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You raise me up' 협주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이효선 기자]

 2부에서는 1부에서 몸과 마음의 문을 연 관객들이 스스로에게 선사하는 율려한마당이 펼쳐졌다. 이 총장의 리드에 맞춰 눈을 감은 관객들은 들려오는 '아리랑'과 이 총장이 연주하는 북소리에 생각, 체면, 스트레스를 하나씩 내려놓으며 몸을 맡겼다. 리듬에 맞춰 가볍게 머리와 어깨를 움직이고 발걸음도 가볍게 스텝을 밟다 보니 어느새 입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조금씩 아리랑의 박자가 빨라지고 북소리도 커진다. "한 시도 쉬지 않고 하는 생각, 지금 이 순간 만은 좀 멈춰도 좋다"는 이 총장의 멘트에 관객들, 제대로 신.났.다.

 "여러분 안에 있는 신을 어떻게 나게 할 건가. 가만히 있으면 안 신난다. 움직이면 된다. 내가 누구인지를 잊을 때, 여러분의 참 모습, 여러분의 '얼'을 만나게 된다. 옆 사람 눈치 보지 말고 체면도 필요 없다. 움직이면서 생각이 끊어진 순간 내 안의 신이 난다."

 생각, 걱정, 근심을 멈추고 무아지경에 들어간 관객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한바탕 놀았다. 넥타이는 풀어 놓고 하이힐에서 내려와 자기 안의 '신'을 '내보인' 관객들의 열기에 매서운 겨울 바람이 부는 공연장 밖과 달리 일지아트홀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한바탕 신명나는 놀이판이 마무리되자 이 총장은 한 마디로 이날 율려콘서트를 정리했다. "여러분이 사랑스럽지 않나. 모든 것은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지방에서 KTX를 타고 율려콘서트에 참석했다는 이정숙 씨(45)는 "정말 신나게 한바탕 놀았다"며 "요즘 우리 사회에 '소통'이라는 말이 많은데 진짜 소통은 내가 나 자신과 먼저 할 수 있을 때 남들하고도 가능한 것 같다. 오늘 율려콘서트에서 나와 소통하고 노는 법을 배웠으니 생활에 돌아가서 내 주변 사람들과도 잘 놀고 또 잘 소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