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은 날에 만나는 남산은 어찌나 청명하고 아름다운지. 높이 262m의 크게 높지 않은 산인 남산은 목멱산, 인경산, 마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을 조선의 도읍으로 정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남산은 역사적인 의미를 가진 명소로 떠올랐다.

▲ 정말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곳이었는데 남산공원 관리사무소였다.

김양은 남산에 올라 백범광장에 다다랐을 때, 한 귀퉁이에 있는 한옥을 보고 감탄했다. 저 멀리 있는 산을 배경으로 오도카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가을 풍경과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그래서 웬 유적지인가 했더니 남산공원 관리사무소였다.

 

▲ 관리사무소 안에는 서울을 안내하는 팻말이 줄지어 있다.

관리사무소 안에는 동서남북 서울 네 방향에 따라 서울도성과 유적지, 관람 경로 등을 안내하는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다. 문제는 관리사무소를 지키고 있는 공익근무요원(추정)은 남산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적다는 것. 인터넷에도 올라와 있는 자료일 것 같아서 다시 보려면 어디를 찾으면 되느냐고 물었는데, 그 총각은 잘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나중에 남산 관련 자료를 찾아도 나오지 않는데, 성곽 길 관련 사이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안중근 의사 기념관 전경
▲ 안중근 의사 기념관 내부. 안중근 의사 좌상과 약지 혈서 태극기

백범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국립서울과학관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다. 내부에 들어가면 먼저 안중근 의사의 좌상과 약지 혈서 태극기를 크게 확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기념관에 관한 내용은 11월 9일(금)에 올라올 기사로 확인할 수 있다.

▲ 삼순이 계단. 사진을 아래에서 위로 찍었으면 드라마 내용이 더 잘 떠오르겠지만, 차마 저 밑에까지 갔다가 다시 오긴 힘들었다.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나와서 조금만 가면 어딘지 익숙한 계단이 있다. 차마 내려가진 못했지만, 여기가 바로 유명한 ‘삼순이 계단’이다. 걷다보니 꽤 쌀쌀한 날씨였는데도 땀이 났다. 전날 비가 와서 무척 추울 거라 해서 두꺼운 겉옷을 입고 갔었다. 보송보송한 털로 된 내피가 달린 야상 잠바였는데, 남산 초입부터 땀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차도 옆 인도에 서서 주섬주섬 내피를 떼어내고 다시 옷을 입었다. 가방에 우겨넣듯 집어 넣은 야들야들한 내피는 결국, 저녁에 다시 소환했다.

▲ 남산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아왔다. 이야기를 나누던 외국인 관광객 너머로 서울N타워가 보인다.
▲ 차도를 낀 산책로의 모습. 갓 단풍이 들기 시작한 모습이 청량하면서도 화려하다.

그런데 남산에 사람이 참 많다. 단체로 버스를 빌려 오는 사람들, 외국에서 온 사람들, 동네주민까지 모두 남산의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공원 앞 웬 하얀 건물 앞에서 길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한쪽은 차도가 있는 산책로였고 한쪽은 분수대가 있는 공원이었다. 산책로 쪽이 더 예뻤지만 내려가는 길이라, 남산을 그대로 내려가게 될까봐 공원 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 조금 더 올라가면 성벽이 이어지는 산책로가 나온다. 다정하게 손잡고 올라가는 커플도 이때는 드문드문 보인다. 케이블을 내리는 곳에서부터는 커플 수가 급증한다.
▲ 남산N타워로 올라가는 중간에 볼 수 있는 서울 시내 전경

 그 뒤로 남산N타워까지 올라가는 길은 그저 조용히 경치를 감상하며 올라가면 된다. 참고로 이날 김양의 남산 코스는 서울역 맞은편→백범광장→안중근 의사 기념관→산책로→남산N타워→케이블카→왕돈까스→남산한옥마을 순으로 진행되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