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원,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한국학을 넘어 국학으로’ 주제로 정기 학술회의 개최

“1950년대『WEBSTER』사전에 일본학(Japanology)과 중국학(Sinology)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만, ‘한국학(Koreanology)’은 아예 없다.  1970년대에 나온 영영사전에도 ‘한국학(Koreanology)’에 대한 설명은 없다.  1980년대 일본의 영화사전(英和辭典)에도 한국학(Koreanology)은 없다.”

▲ 김동환 책임연구원
국학원은 한민족기념관과 공동으로 오는 25일 서울역사박물관 대강당에서 '한국학을 넘어 국학으로' 라는 주제로 제24회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한다.(본보 7월 16일자 기사 바로가기 클릭)

이날 김동환 국학연구소 책임연구원(사진)은 ‘국학의 개념과 시대적 필요성’이라는 주제로 미리 공개한 발표문에서 “외국 사전에 국학이 없는 것은 일본과 중국의 학문적 고유성은 인정받지만, 한국의 학문적 고유성은 철저히 외면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국학이란 우리의 정체성의 중심이 되는 학문으로, 우리가 우리의 학문의 가치관적 근간을 부를 때 일컫는 명칭이다. 남이 우리의 학문을 부를 때 일컫는 한국학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즉 ‘나’라는 가치관적 자각에 의해 ‘나’라고 하는 것이 국학이요, ‘나’라는 가치관적 자각 없이 ‘너’ 혹은 ‘그’로 지칭하는 것이 한국학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학계가 국학이 아닌 한국학이라는 명칭이 익숙한 이유를 자립적 학문이 무너진 지 오래고, 수입된 학문에 의해 타율적 학풍이 지배한 정서적 결과라고 보았다.

“이것은 나의 나라를 ‘내 나라’라 하지 않고 ‘그 나라’라 칭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마치 내 아버지를 부친이라 못하고 춘부장이라 부르는 것과 다를 바 아니다. 또한 중국학자들의 분명한 지적처럼, 나라 사람(중국인)들이 자기학문을 일컬을 때는 ‘국학(國學)’이며, 외국인들이 중국의 학술을 칭할 때 ‘한학(漢學)’이라 한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다면 국학이란 무엇인가. 김 교수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신적 사회간접자본(SOC)’ 이다. 사회간접자본의 특징이 다른 나라에서 제공받을 수 없는 서비스 등이 반드시 포함된다는 측면에서 보면, 국학이 감당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그대로 도출되기 때문이다.

그는 “중국이나 일본이 국가가 책임을 지고 국학을 이끌어가려고 한다. 그러나 우리의 국학은 공공부문에서 방기된 지 오래고 민간부문에서조차 외면당한 상태다. 이러한 결과로, 우리의 정신적 사회간접자본을 다른 나라의 정신재(精神財)가 대부분 지배하게 되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우리는 누구며,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 왔고, 또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에 대한 답이 국학의 역할이다.

김 연구원은 “국학을 발견하지 못하는 집단은 건강한 국가정체성를 가꿀 수 없다. 국학을 내세우지 못하는 집단은 창조적 세계학을 지향할 수 없다. 오히려 국가적 노예근성이 싹틀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족의 위기 때마다 정신적  단합요소로 작용한 것이 우리 국학이다. 우리의 역사를 역사답게 만들어 온 문화사의 정수이며 민족을 민족답게 지켜 준 정신사 고갱이가 국학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