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북아역사재단이 펴낸 <일본서기와 천황제의 창출>
동북아역사재단은 오야마 세이이치(大山誠一) 교수의 <천손강림의 꿈-후지와라노 후히토의 프로젝트>를 번역해 <일본서기와 천황제의 창출>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일본 천황제의 성립이 천황 통치의 역사적 정당성을 주장한 <일본서기>의 편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것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저자는 “일본인은 천황은 현실적인 정치권력을 갖지 않지만, 역으로 그 천황을 조종하는 일이야말로 정치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것은 혼인관계에 의해 황실의 외척이 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시대의 권력자에게 천황은 신적인 존재로 자리매김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천황 신격화의 주역이자 외척세력으로 권력을 행사한 이는 누구였을까? 저자는 후지와라노 후히토(藤原不比等)를 지목했다.

그는 천황 그 자체의 권위를 높이고 그로부터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할 필요가 생겼다. 그가 구상한 천황의 신격화의 제 1단계는 7세기 말 지토(持統)천황의 측근으로 있던 시기에 덴무(天武)-지토 사이에서 태어난 구사카베(草壁)황자를 즉위시키기 위해 지토를 아마테리스오카미로 하는 다카마노하라(高天原) 신화를 성립시켰다.

제 2단계는 697년 지토가 손자인 가루(輕)황자에게 양위할 시에 아마테라스의 손자인 니니기가 몬무(文武)천황으로 즉위하는 가루(輕)임은 논증한다.

제3단계는 몬무의 사망 이후 몬무와 후지와라의 딸 미야코 사이에서 태어난 오비토(首)황자의 옹립을 위해 후지와라가 구상한 신화이다.

이때 신화의 주인공은 후지와라노 후히토와 오비토(首)이다. 이미 지토는 사망했기 때문에 아마테라스는 필요없게 되고, 그 대신에 새로이 후지와라의 분신으로서 다카미무스히라는 신이 구상되었다.

'무스히'라는 말은 만물생성의 근원을 의미하고, 손자인 오비토 즉 니니기의 강림을 명한 것이 새로운 천손강림신화이다.

다카미무스히는 니니기의 조부로서 '황조'라고 불리우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시작하는 역대천황은 후지와라노 후히토를 황조로 하는 왕조임을 선언이고, 이것이 『일본서기』의 본문으로 되었다. 그리하여 다카마노하라, 천손강림, 만세일계의 신화가 완성된 것이다.

천황은 다카마노하라에 유래하는 신이고, 동시에 역대천황에 대해서 황조로서 군림한 것이 후지와라노 후히토였다고 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특징은 일본의 역사에서 왜곡된 천황제가 그 후의 일본인의 정신세계를 규제하고 잘못된 역사관을 형성하고 있음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근대의 황국사관이 만들어지게 된 고대의 논리가 바로 『 일본서기』의 신화적 세계관의 이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일본서기와 '천황제'의 창출 - 후지와라노 후히토의 구상
오야마 세이이치 지음/ 연민수·서각수 옮김
동북아역사재단 | 신국판 | 293쪽 | 12,000원 | 2012년 6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