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디스 호스트먼 저이문영 역 / 윤승일 감수쌤앤 파커스 출판
이번에 소개할 책은 내용보다는 형식에 매력을 느꼈다. 보통의 책들은 뇌의 특성과 이해에 초점을 두고 기술하지만, 이 책은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두고 뇌의 특성들을 설명하고 있다. 즉 뇌 속 생체시계를 따라가며 뇌가 보내는 하루를 시간단위로 쪼개서, 매시간 뇌 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몸 속 자명종이 몸과 마음을 깨운다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하여 아침 5시에서 자정을 넘어 다음 새벽 4시까지 시간을 확장하고 있다. 거의 24시간이다.

이렇게 시간에 따른 생물적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이 시간생물학이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간생물학적 입장에서 뇌과학과 신경과학을 결합시켜, 무언가를 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은 언제인지, 아침과 저녁, 밤과 낮에 뇌활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 흥미로운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아침 6시: 심장마비와 뇌졸중을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침 6시에는 우리의 몸이 비로소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잠에서 깨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려는 이때 우리 몸의 혈압과 뇌압력은 높아진다. 따라서 아침에는 가벼운 스트레칭과 같은 체조 등을 권한다. 무리한 운동은 이 시간대에 좋지 않다.

정오 : 배고픈 뇌와 자기절제, 그리고 브레인 푸드
정오는 점심을 먹는 시간이다. 뇌과학의 연구결과들은 식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아침을 거르지 말라고 강조하는데, 이는 뇌의 영양분 공급이 중단되면 뇌는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끌어다 쓰게 되고 이로 인해 몸의 균형이 깨지기 때문이다. 또한 뇌의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과식은 금물이다. 뇌에 좋은 영양을 미치는 식품이 있는데, 이를 브레인 푸드로 잘 정리해 놓았다. 점심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은 고단백 저탄수화물이 좋다.

밤 11시 : 얼마나, 어떻게 자는 것이 이상적일까?
수면에 관한 내용이다. 수면의 5단계를 제시하고 있으며, 불면증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 시간대에는 잠자리에 드는 것이 건강에 좋다. 아침형 인간의 저자 <사이쇼 히로시>에 의하면 적절한 수면시간대는  저녁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5시라고 한다. 사람마다 생체시계가 달라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11시를 넘어 12시정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은 뇌에게 부담을 주게 된다.

이 책은 이러한 흥미롭고 유익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즉 뇌에 관한 설명을 하면서 뇌의 부위별 명칭이 모두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영어로 myelin을 보통의 책들은 <수초>라고 번역하는데, 이 책에서는 <말이집>으로 번역되어 있다. 또한 후두엽을 뒤통수엽으로, 안와전두엽을 눈확이마엽으로 표현했다.  틀린 것은 아니지만 용어가 오히려 낯설어 이 책을 읽는 내내 용어 옆에 작게 씌어 있는 영문을 읽어야 했다.

또한 이 책은 시간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뇌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뇌에 관한 기본적 이해가 없는 초보자에게는 부담이 될 것 같다. 뇌에 관한 용어와 뇌의 구조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갖춘 사람들에게는 비교적 유익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