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카소가 아테네 국립미술관에 기증한 '여인의 머리'
그리스 아테네 국립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피카소와 몬드리안 작품이 도난당했다고 그리스 경찰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난당한 그림은 피카소의 1938년 유화작품인 '여인의 머리', 몬드리안의 1905년 유화작품 '풍차방앗간'과 16세기 이탈리아 화가 구글리엘모 카치아의 성 디에고 드 알칼라 스케치 1점도 함께 도난당했다.

피카소의 '여인의 머리'는 그리스가 독일 나치에 항거한 것을 기념해 1949년 피카소가 아테네 국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으로 피카소가 프랑스어로 “그리스 국민을 위해, 피카소가 바칩니다”란 문구를 쓰여져 있다.

도심의 최고 호텔에 위치한 아테네 미술관은 도둑들이 경보장치를 고장낸 뒤 발코니의 문을 열고 침입했다.

미술관의 경비원은 이날 새벽 5시 도난경보장치가 짧게 울렸고, 건물에서 도망치는 사람의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도둑이 침입해 도망가기까지 불과 7분이 걸렸다.

아테네 국립미술관은 최근 사흘간의 파업으로 경비인력을 줄인 상태로 홀로 미술관을 지키고 있던 경비는 경찰 조사에서 도난 경보기가 새벽 5시 조금 전에 울렸으며 자신은 한 사람의 실루엣이 건물로부터 달아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크리스토스 파푸트시스 그리스 시민보호부 장관은 "막대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 도난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이번 사고는 국립미술관의 보안시스템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푸트시스 장관은 사고가 발생할 당시 미술관의 보안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고, 한 명뿐인 경비를 보완하기 위해 고용한 사설 경비회사가 미술관에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당국은 도난된 작품의 가격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스카이TV에 따르면 약 550만유로(약 81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스 경찰은 조사 결과 사건이 일어나기 전날 밤 한차례 경보기가 울려 경비의 주의를 흐트러뜨린 점으로 미뤄볼 때 전문 절도범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