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일부터 10월 6일까지 캐나다의 토론토일대에서 동북아역사재단과 세계NGO역사포럼이 주최한 2010 역사NGO활동가대회가 열렸다. 이번 역사NGO활동가대회는 지난 2007년부터 3회에 걸쳐 진행된 역사NGO세계대회를 발전적으로 평가해보고, 나아가 다음 대회를 위한 효율적인 프로그램개발과 중장기적 대회기반 확충, 해외활동사례 공유, 국내단체들의 역량강화 등 다양한 목적으로 준비가 되었다.

특히 이번 토론토에서의 2010 역사NGO활동가대회는 캐나다현지의 민간단체인 ALPHA(제2차세계대전에 대한 교육진흥과 역사바로알리기 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조로 진행이 되었는데, 이것 자체로도 민간단체간의 국제협력의 좋은 모델이며 지구적 멤버쉽 강화의 한 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 역사화해와 평화구축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과 책임
필자는 세계NGO역사포럼의 운영위원자격으로 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으며, 개인적으로 처음 방문하는 캐나다이기에 설렘과 기대감으로 2010 역사NGO활동가대회를 기다려 왔다. 공식 행사는 10월 3일부터이지만 행사준비와 현지단체방문의 기회를 얻어 선발대로 먼저 10월 1일에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 세계NGO역사포럼 사무국직원들과 함께 캐나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캐나다에서 일정은 생각과는 달리 바쁘고 힘든 일정이었다. 아침 8시부터 저녁 8~9시까지 하루하루 빡박한 일정을 소화하였다. 물론 해외에 와서 하는 행사인데 효과적인 결과를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드디어 10월 3일,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지구시민사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이삼열 에코피스아시아 이사장(한국)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국제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동아시아 역사갈등과 상속되는 시민적 책임성’이란 제목의 1세션에서는 이신철(한국)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운영위원장과 부핑(중국)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장이 동아시아의 역사갈등과 범국가적 시민연대의 역할과 노력에 대한 발제를 해주었고 나오코 진 브리짓포피스 대표(일본), 마크셀던 미국코넬대 선임연구원(미국), 죠셉 웡 토론토ALPHA대표(캐나다)의 발제에서는 일본, 미국, 캐나다 등에서 인식하는 역사갈등의 사례와 역사화해의 전망들을 조망해 보았다.


2세션 ‘역사화해 토대구축을 위한 시민적합의’에서는 역사갈등해소와 평화정착의 도구로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제가 이어졌다. 잉가 니하우스(독일) 게오르그에커트국제교과서연구소 연구실장, 요크 반리오드(네덜란드) 유로크리오 사무총장은 공동의 역사인식과 역사이해를 실현하는 도구로 공동역사교과서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였다. 1,2세션 발제에 대한 토론자로 신주백(한국) 연세대학교 연구교수, 쑤즈량(중국) 상해사범대학 교수, 정동섭(한국)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 야마네카즈요(일본) 고치평화박물관 이사가 함께하며 더욱 효율적이고 보완된 실천방안들을 논의하였다.

▲ 역사NGO활동가대회-국제심포지움 단체사진 (10월 3일, 노스욕시민센터, 토론토 캐나다)

동아시아 역사화해를 위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제정하자
10월 4일은 역사NGO세계대회의 의제평가와 2011년 의제개발을 위한 워크숍이 진행되었다. 양미강(한국) 세계NGO역사포럼운영위원장의 지난 1회에서 3회까지 대회를 정리한 프리젠테이션과 동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뜨거운 토론의 워크샵은 막을 올랐다.

오전의 의제평가세션에서 우실하(한국) 한국항공대학교교수는 역사NGO세계대회의 목적과 지난 의제들을 비교하면서 효과적인 사업과 또 더 발전적으로 진행해야할 의제들을 잘 구분하여 평가해 주었으며 실천적 행동지향적인 대회가 되도록 지속적인 활동과 점검을 제안하였다. 강성호(한국) 동아시아역사갈등국제연대 대표는 역사NGO세계대회의 프로그램체계와 구성을 평가하고 궁극적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대회가 되야함을 제안하였다.

오후세션은 2011년 역사NGO세계대회의 의제개발을 위한 논의로 이어졌다. 야마네카즈요(일본) 고치평화박물관 이사의 평화교육 풀뿌리사례 공유는 이론적인 학술논의를 넘어 실천적인 활동방안의 좋은 모델로 역사NGO세계대회의 현실적인 결과물 도출의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이날의 워크샵에서 활발한 논의가 되었던 역사NGO세계대회의 경험과 역할을 바탕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동아시아)역사화해를 위한 “국제적 규범과 원칙”을 제정하자는 강성호(한국) 동아시아역사갈등해결국제연대 대표의 주장은 명실상부 3차례 대회를 치룬 역사NGO대회의 발전된 위상과 역사NGO세계대회를 통한 국제연대 강화의 성공을 가늠하는 의미있는 논의의 시작이었고, 또한 역사NGO세계대회의 진일보한 역할설정과 새로운 시도를 시사하는 참가단들의 의지가 모이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김대영(한국) 동북아역사재단 홍보교류실장은 국가와 시민사회간의 협력의 한계와 범위를 성공적인 해외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며 한국의 동북아역사재단과 역사NGO세계대회의 民,官,學 전략적 연계가 세계적인 협력모델로 성장하고 발전되길 기대하였다.

10월 5일, 6일은 토론토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의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의 전문가들과의 역사갈등과 분쟁의 진실과 화해에 대한 토론회, 역사교육과 인성교육을 접목한 "Facing history and ourselves"교육프로그램 현장학습, 토론토대학교 동아시아도서관-한국관 견학, 토론토한인회 및 한인단체들과 만남 등 현장체험 활동과 교류의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 참가단체 워크샵 (10월 4일, 데타첼시호텔, 토론토 캐나다)

역사화해와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의 역사인식의 노력
개인적으로 이번 토론토에서의 2010 역사NGO활동가대회는 처음 참가하는 해외에서의 행사였기에 여러 부분에서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북미에서 바라보는 동아시아의 역사인식의 부재, 특히 2차대전의 피해국으로 한국보다는 일본을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또한 다양한 국제단체들의 활약상과 노력들을 보며 아직 상생과 평화의 역사는 진행중이라는 희망의 씨앗을 볼 수 있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역사갈등은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만이 아니다. 한,중,일의 역사화해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 전 지구시민사회의 평화를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이다.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일 - 역사의 과오를 사죄하고 화해하는 일 - 상생과 평화의 결과물을 만드는 일,,, 우리는 지금 어느 과정에서 역사갈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역사화해와 평화구축이라는 명제의 해결은 어떠한 시스템, 국제적 규범만으로 완성할 수는 없다. 갈등의 역사를 인식하는 각각의 개인들, 전 지구시민이 평화와 상생의 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그 어떤 시스템도 올바로 작동되지 않을 것이다.

역사는 상생과 평화의 미래를 준비하는 작업이다. 이 행사를 마치면서 다시 한번 되돌아 본다. 우리가 원하는 국학의 정신, 홍익의 철학은 이 혼란한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역사화해와 평화구축을 위한 공동의 역사인식의 중심에는 인간사랑, 지구사랑의 국학의 정신이, 홍익이 철학이 함께해야만 상생과 평화의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글_남상만 (국학운동시민연합사무처장 / 세계NGO역사포럼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