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이 남북의 평화를 원하지만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이자 화약고인 한반도의 평화는 그 셈법이 간단치 않다. 이유인즉슨, 지금의 한반도는 남과 북은 물론 4대 열강인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이 만든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한반도의 문제는 남북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전 지구적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이들 국가들이 모이는 6자회담을 다시 재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는 21일경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베이징에서 회동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북한이 노동신문을 통해 6자회담 복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한반도 위에 두 발을 딛고 있는 남과 북의 행보가 바빠지는 가운데, 4대 열강은 이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KBS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놓고자 오는 17일과 18일 오후 11시 10분 1TV를 통해 '통일대기획, 세계가 보는 한반도'를 방송한다. 6자회담 각국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와 국제문제 전문가, 동아시아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연출을 맡은 김정균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기획의 의미를 짚어보았다. 

 

- 지난 8월 KBS는 국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 '통일대토론' 4부작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외국의 정치, 외교 전문가들이 모여 한반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통일대기획'이 방영된다. 

 한반도라는 공간 자체가 가지는 특수성이 있다. 기획의도에서도 밝혔지만, 한반도의 긴장상태는 단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반도에 대한 문제를 다들 알고 있지만, 현재 남북은 긴장상태에 있고 6자회담은 오랫동안 중단되어 있다. 외국의 전문가들 이야기를 들어보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반도라는 공간을 통해서 남한과 북한의 문제, 통일, 그리고 동아시아 정세에 대해 각국 대표들이 날카로운 토론과 함께 깊이 있는 성찰과 조언을 하는 마당이 될 것이다.

 

 방송은 17일 1부 '한반도, 오늘을 말한다'와 다음날 2부 '한반도, 통일을 말한다'로 나뉘어 방영된다. 1부에서는 현재 남북관계,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며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독일이 바라보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와 함께 최근 중국과 북한 사이에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경제협력의 이유와 이를 보는 각국의 입장도 듣는다.

 2부 '한반도, 통일을 말한다'에서는 남북통일에 대한 방향과 해법,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에 대한 정치지도자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는다.

▲ 통일대기획에 출연하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대통령(왼쪽부터),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 로타어 드 메지에르 전 동독 총리, 옌쉐퉁 중국 외교학자,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미국대사

- '세계가 보는 한반도'는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이 진행하고 출연진 면면도 화려하다.

 한국과 러시아의 수교를 성사시킨 소련 최초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 현직 일본 총리로서 최초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던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 동독 첫 민선총리로 독일 통일을 주도한 로타어 드 메지에르 전 총리, 중국 대표 외교학자이자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의 옌쉐퉁 원장, 마지막으로 주한 미국 대사와 6자회담 미국 대표를 역임한 크리스토퍼 힐 현 이라크 대사가 출연한다.

 올해 2월 경부터 섭외에 들어가 8월에 모든 인터뷰를 마쳤다. 당초에는 빌 클린턴 혹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올브라이트 전 국무부 장관, 장쩌민 전 주석 등을 섭외하고자 했으나, 건강이나 일정의 문제로 맞지 않아 진행할 수 없었다. 

 

- 인터뷰를 했다면 방송에서는 어떻게 토론이 진행되나.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이기 힘든 상황이라 '가상 스튜디오 토론'을 시도했다. 기존 토론방송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이다.

▲ '세계가 보는 한반도' 방송 화면 캡처

 우선 촬영팀이 현지로 가서 전문가들을 만나 크로마키 촬영(배경에 파란스크린을 띄워 편집할 때 컴퓨터그래픽 작업을 함)으로 인터뷰를 했다. 따로 인터뷰 했지만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편집하여 토론이 진행되는 방식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