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의궤의 귀환을 하늘과 땅, 국민에게 고하는 고유제와 이봉행렬 행사가 열렸다.

 

프랑스에서 145년 만에 귀환하는 외규장각 의궤를 맞는 국민환영행사가 지난 6월 11일 오후 4시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렸다. 대취타 연주 속에 의궤를 봉안한 가마(채여彩輿)가 세종로와 광화문, 흥례문을 지나 근정전 안뜰에 도착하는 화려한 이봉행렬로 시작되었다. 이날 행사는 우리 전통문화의 장중함과 화려한 아름다움, 힘찬 역동성이 어우러진 축제였다.

환영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를 비롯해 외규장각 의궤의 존재를 국내에 알린 서지학자 박병선 박사, 의궤 귀환에 도움을 준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장관, 벵상 베르제 파리 7대학 총장 등이 참석했다. 또한 근정전 본행사장에는 인터넷 이벤트를 통해 신청한 시민 800여 명이 함께 했다.

같은 시각 흥례문 앞마당에는 강령탈춤, 고성 오광대, 봉산 탈춤, 송파 산대놀이, 동래 학춤, 임실 필봉농악, 평택농악, 밀양 백중놀이, 진도 강강술래 등 각 지역 풍물패와 탈패, 연희패 등 놀이패들의 흥겨운 놀이마당이 펼쳐졌다.

광화문과 흥례문을 지나 의궤 가마가 근정전 안뜰에 도착하자 국립국악원 연주단과 무용단이 궁중음악의 백미인 수제천(壽齊天)을 연주하고 ‘여명의 빛’ 연주와 무용, 힘찬 환영의 오방북춤이 선보였다.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되찾는 일과 우리 역사 복원하는 일 함께 노력하자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보태평지악’이 울리는 가운데 헌관을 맡은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종묘제례보존회 찬의와 함께 의궤를 가마에서 단상에 올렸다. 이어 정 장관은 의궤 귀환을 하늘과 땅, 그리고 국민에게 고하는 고유제를 거행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145년 전 빼앗겼던 국가의 소중한 문화재이자 세계적인 유산이 평화스럽게 협상에 의해 돌아온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빼앗긴 우리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과 우리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축하공연으로는 대취타를 연주하며 흥겨운 뱃놀이를 표현한 ‘선유락(船遊樂)’ 공연과 학무 연화대무 처용무가 함께 어우러진 ‘학연화대처용무합설’, 그리고 조선 팔도의 북춤과 춤가락을 모아 만든 ‘북의 대합주’가 공연되었다. 특히 한국인의 맥박소리를 표현한 북의 대합주 공연은 우렁찬 함성과 역동적인 춤사위, 화려한 한복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의궤귀환의 기쁨을 마음껏 표현했다.

참석한 리사 헬러 부공보참사관(미국대사관 공보과)은 “처음에는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엄중한 행사로 진행되었다가 후반부로 가면서 음악이 점점 기쁨과 열정, 뛰어난 기술을 보여주었다. 외규장각 의궤가 돌아왔다는 의미를 담아 모든 면에서 뜻깊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의궤가 한국에 돌아온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각 나라에 문화재가 돌아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문화재 반환은) 앞으로 모든 사람이 해결해 나갈 과제”라고 했다.
이번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297권은 오는 7월 19일부터 9월 18일까지 특별전시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를 통해 직접 만나볼 수 있게 된다. 또한 2015년 한불 상호문화교류행사 때 프랑스에서도 전시될 예정이다.

<국학신문 7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