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제공>
동북아역사재단(이사장 정재정)은 6월 9일(목) 오후 1시부터 재단 대회의실에서 ‘2011년도 검정통과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상세 분석’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난 3월 30일, 검정을 통과시킨 일본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에 “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등 왜곡을 심화하는 극우적인 시각을 드러내 문제가 되었다. 이들 사회과 교과서에 기술된 한국관련 기술부분을 상세히 분석, 문제점을 논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재단은 이번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 역사 7종, 지리 4종, 공민 7종을 입수하여 각 교과서의 한국관련 기술 부분을 상세 분석하였다.

한·일 양국의 전문가를 초청한 이번 학술회의는 총 3부로 구성되었다. 재단의 이재석, 남상구, 연민수, 윤유숙, 서현주, 서종진 연구위원 6명과 일본 ‘어린이와 교과서 전국넷 21’ 사무국장 타와라 요시후미(俵義文)가 발표자로, 관련 전문가 이용현(국립중앙박물관), 손승철(강원대), 남상호(경기대), 가나즈 히데미(金津出美 고려대), 정연(영락고)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제1부에서는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관련 일본의 동향과 전망 및 독도 관련 서술을 분석하고, 2부에서는 고대사, 중·근대사, 근대사 서술을 분석했다. 마지막 3부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1·2부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론하여 일본의 중학교 교과서 왜곡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재단의 남상구 연구위원은 2011년 일본 검정통과 교과서의 독도관련 기술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첫째, 독도 왜곡이 심화되었다.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기술이 기존 공민 1종(후소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공민 3종(이쿠호샤, 지유샤, 도쿄서적)과 지리 1종(일본문교출판)으로 늘어났다.

또 ‘한국이 점거’라는 기술은 현행본에는 없었으나 이번에는 공민 1종(시미즈서원), 지리 1종(도쿄서적)에 기술되어 검정통과 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이 점령’이라는 기술도 기존에는 없지만 이번에 공민 1종(지유샤)이 검정통과 하였다. 둘째, ‘일본 고유의 영토’ 라는 기술이 확대되었다. 현행본에는 공민 2종(후소샤, 도쿄서적)만 기술되어 있지만, 이번에는 지리 3종(도쿄서적, 제국서원, 교육출판), 공민 4종(도쿄서적, 시미즈서원, 지유샤, 이쿠호샤), 역사 1종(교육출판)으로 늘어났다.”

독도관련 “한국이 불법 점거한다”와 '일본 고유 영토' 내용이 4배나 늘어

또한, 이들 교과서의 한국 및 한·일 관련 내용을 보면 과거 한국 측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사항으로 지적해 온 내용들이 거의 변함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왜곡 내지 편향된 주요 기술사항만 추출해 보자. 먼저 고대사 관련으로 한 군현, 가야의 영역, 왜의 오왕, 임나일본부설, 도래인, 불교 전래, 백촌강전투, 율령 연호, 발해문제 등이 있다. 중·근세사와 관련해 원구(元寇), 왜구, 조선 국호, 무역, 임진왜란, 통신사 및 왜관 문제, 그리고 근대사와 관련으로 정한론(征韓論) 탈아론(脫亞論) 임오군란 갑신정변, 동학, 청일전쟁, 러일전쟁, 한국강제병합, 식민지 조선개발론, 3·1독립운동, 관동대지진, 강제동원,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 학계 내에서도 문제점을 심각하게 지적하는 임나일본부설을 역사적 사실로 소개했다. 고대 한반도에서 한국인들이 일본으로 이주할 당시 상황을 보면 일본이 아직 정치적 문화적으로 국가체계를 갖추지 못해 일본 학계도 ‘도래인(渡來人)’으로 표기를 바꾸는 추세임에도 ‘귀화인(歸化人)’으로 깎아내렸다.
조선을 ‘이씨 조선’으로 비하하여 호칭하고 태평양 전쟁에 대해서도 “일본이 조선 및 청과 연계해 서양세력에 대항하고자 했다.”는 탈아론을 제시하며 제국주의적 침략을 합리화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기술은 전혀 없다.

<자료=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제공>

 

동북아역사재단 이재석 연구위원은 “2011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의 특징은 첫째, 영토문제가 역사교과서 문제와 결합하게 되었다는 점, 두 번째 우익계 교과서의 양적 증가이다. 세 번째는 3.11 대지진의 영향으로 일본 사회 내부에서 재난무드에 편승한 보수 우경화의 강화 경향과 재난극복과정에서 나타난 전 세계의 온정에 대한 국제협조 무드가 크게 나뉘어 대립하는데 교과서 채택도 그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타와라 요시후미 사무국장은 ‘지유샤판·이쿠호샤판 교과서 채택을 위한 우익 세력의 동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지유사, 이쿠호샤에서 발행된 교과서가 모두 교과서로는 부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지유샤·이쿠호샤는 검정에 합격한 후 견본 작성 단계에서 문부과학성에 정정 신청을 하여 많은 부분을 수정했다. “정정 이유는 대부분 ‘오기(誤記)’로 이것은 교과서를 얼마나 엉성하게 편집했는지 알 수 있다. 검정에 의한 오기와 부적격한 내용, 정정 신청에 의한 오기 등을 합치면 이쿠호샤가 역사 234개, 공민 169개, 지유샤가 역사 321개, 공민 226개가 된다.”고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의 정재정 이사장은 “이번 국제학술회의가 교과서 문제의 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학신문 7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