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 단군왕검이 하늘로 돌아가신 날을 기념한 어천절을 맞이하여 경북 안동시 시민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오는 4월 17일(일) 오후 2시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안동인의 독립운동을 통해 본 한민족의 정신과 계승'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대회는 (재)한민족기념관, 안동국학원, (사)국학원 부설 광복의병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안동시의회, 안동보훈지청, 안동문화원 안동 MBC 등이 후원한다. 학술대회 말미에는 안동시청 평생학습도시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안동시청으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연극 동아리팀 '안동사랑 나라사랑'의 안동이 낳은 여성독립운동가를 조명하는 '대한의 어머니 김락' 연극도 함께 공연된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신흥무관학교 설립 100주년과 단군왕검께서 승천하신 어천절을 맞이하여 석주 이상룡 선생이 설립하신 신흥무관학교와 임시정부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항일무장독립운동의 배경인 민족정신의 현재적 계승성을 살펴본다. 또 안동의 자랑인 임청각의 선조 고성이씨 가문에서 우리 한민족의 역사를 수호해 온 노력에 관하여 조명해 본다. 이를 통해 독립운동의 정신적 배경이 되었던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 현재까지도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확인해 봄으로써, 안동인으로서의 무한한 자긍심과 '한국정신 문화의 수도'인 안동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번 학술대회는 국학연구소 서굉일 소장의 사회를 시작으로 안동문화원 이동수 부원장의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과 안동인의 정신"이란 주제를 통해 안동의 전통문화를 소개한다.

이어 첫 주제 발표자인 강윤정 학예실장(안동독립운동기념관)은 '안동 독립운동의 특징과 의의'를 주제로 발표한다.

강 학예실장은 "안동독립운동의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는데, 1894년 갑오왜란에 대항하는 의병투쟁을 시작으로 전개된 안동독립운동은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전개되었다는 점에서 독립운동의 지속성에 주목한다"면서 "일제 강점 이후 만주를 중심으로 한 중국 본토, 러시아,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항일투쟁이 전개된 점과 복벽주의, 자유민주주의, 사회주의 등 다양한 이념을 수용하여 독립을 쟁취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다양성과 통합성을 갖춘 세계주의의 가능성이 내포되어 있음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두 번째 발표자인 박걸순 교수(충북대학교)는 '일제 강점기 안동인의 역사인식'이라는 주제로 나선다.  

박 교수는 "안동은 한국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독립운동의 성지”라고 평가하면서, “안동인들은 독립운동을 위해 집단망명이란 특이한 사례를 보이는데, 이는 안동인들이 독립운동의 터전을 이룬 서간도지역을 우리 민족사의 무대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의미하며, 그곳에 살고 있던 중국인들까지도 광범위한 범주에서 동족으로 여기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한편, "망명일기인 『西徙錄(서사록)』을 통해 만주는 단군 성조의 옛 강토로서 비록 옷차림이나 언어가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조상은 동일 종족이라고 밝힌 이상룡의 역사인식 구조"를 살펴보고, "혁신유림으로서 발해의 옛 땅이 우리가 돌아가야 할 우리의 고토임을 주장하며 저술한 류인식의 『大東史(대동사)』는 단군을 수위로 하는 고구려-발해정통론을 전개하여 1910년대를 대표하는 역사서로 평가된다"고 밝힌다. "대부분의 안동인들은 잃어버린 땅인 北疆(북강ㆍ北朝) 만주를 수복하는 것이 진정한 민족사의 통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강조한다.

세 번째 발표자인 박성수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명예총장,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민족사의 맥을 이어준 고성이씨 문중'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상고사 인식에 대한 무관심을 일제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으며, 우리 스스로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최근 단군탄신을 기리는 강릉단오제를 세계문화제로 신청하자, 단오제는 중국의 축제라며 민감하게 반발했던 중국의 반응을 통해, 그간 우리 스스로가 우리 민족의 상고사와 단군에 대해 무관심하게 잊고 살아온 대가임을 뼈저리게 인식해야 한다"고 밝힌다.

그는 또 "가장 대표적인 상고사서인『삼국유사』의 원본 조차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삼국유사』와 거의 같은 시기에 고성이씨 가문인 행촌이암(고성이씨 9세)이 저술한『단군세기』와 일십당 이맥(고성이씨 13세)이 저술한『태백일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상고사가 집필되었으니, 고성이씨 가문에서 끊어질 뻔 한 우리 민족의 맥을 이어준 것"이라고 말하며, "조선 초에 이르러 명나라에 충성을 바치는 사대주의 유생들이 세조를 충동하여 분서갱유를 단행하고 세 차례나 거듭된 상고사서 몰수령(沒收令)으로 후일 공개된 「천부경」「삼성기」(안함로) 「단군세기」(이암) 「태백일사」(이맥)등이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고 강조한다.

박 교수는 "안호상 박사를 비롯한 재야학계에서는 일제강점 하에서 고군분투하던 단재 신채호의 학맥을 이어『환단고기』를 옹호하였으며, 교과서 문제를 놓고 역사재판까지 벌이면서 필사의 반론을 전개하였으나『환단고기』진위여부에 관한 판정은 아직도 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면서 "단군 논쟁은 고성 이씨 가문에서 소장해 온 고문서의 공개로 문제의 절반이 풀렸다고 볼 수 있지만, 『환단고기』의 내용을 100% 다 진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며, 세계 그 어느 나라 사서도 100% 진실이라 믿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강조한다. "다행히 요즘의 한국사학계는 『환단고기』의 본질을 위서로 보지 않는 경향이 많아지고 있고, 북한에서도 단군릉의 발굴을 계기로 『환단고기』를 진서로 받아들이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시점에서 학술발표를 하게 된 것을 자축하고 싶다."고 견해를 밝힌다.

마지막 발표자인 김동환 교수(국학연구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는 '단군을 배경으로 한 안동지역의 독립운동가'에 대한 주제 발표를 한다.

김동환 교수는 "일제하 단군정신은, 일제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정신적 기둥이었으며, 특히 단군신앙의 부활체임을 자처한 대종교의 출현은 총체적 저항의 교본으로서, 문화적 위기에 당면해 있던 당시 민족사회에 희망의 지침서와 같은 구실을 했다"고 강조한다.

그는 "단군계열의 독립운동은 비밀결사 형태가 특징이며, 특히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대동청년단과 조선국권회복단이 그 좋은 예"라고 보면서, "이것은 대종교가 출발 당시부터 일제에 의해 철저한 감시와 억압이 있었기 때문이며, 대종교가 대동청년단ㆍ조선국권회복단만이 아니라, 귀일당ㆍ동원당(東園黨)ㆍ자유공단(自由公團)ㆍ조선어학회ㆍ해원도(解寃道) 등과 같이 철저하게 비밀결사로 많이 움직이게 된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일제의 감시와 탄압으로 인해 단군계열의 독립운동은 대종교 내에서도 그 입교 기록을 스스로 없애거나, 입교 기록을 빼앗기는 등 갖은 수난을 당하여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주시경 이상룡김동삼 이상설 유인식 나운규 안창남 홍명희 권덕규 최현배 안확 신익희 등 단군계열의 독립운동가들은 헤아리지 못할 만큼 많았다"고 강조한다. "안동은 전국 어디에 견주어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 및 자결 순국자를 배출한 지역으로, 이는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수많은 유학자들이 국난극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이며, 이상룡  김동삼 유인식 권오설 안기성 김동택 이규호 등 안동지역 독립운동가들 대부분은 단군정신을 배경으로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사람들"이라고 역설한다. 

이번 학술대회를 주최하는 안동국학원과 (사)국학원 광복의병연구소 관계자는 "한국독립운동의 발상지이자 독립운동의 성지로서 안동은 일제에 빼앗긴 반만년 역사와 조국의 영토와 주권을 되찾고자 목숨걸고 싸우신 수 많은 선열들을 배출한 곳이며, 그러한 수많은 애국 선열들이 자발적으로 목숨바쳐 독립운동에 앞장설 수 있었던 힘은 단군으로부터 이어오는 우리민족의 정신인 자랑스런 홍익인간 정신을 일제의 국혼말살로부터 지켜내고자 하는 정신이 투철하였기 때문"이라면서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도 하는 충분한 이유가 여기 있다"며 개최의 취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