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식 진화의 봄> 원암 장영주 作

 

최근 일본에 관한 몇 가지 단상이 떠오른다. 첫째는 “일본은 밉지만 어려운 사람은 도와야한다.” 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다. 평생 어두운 기억 속에서 고통받은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 정당한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는 시위는 계속하되, 피해자들을 위해 모금을 하자고 나섰다.

둘째는 일본 대지진의 순간, 가장 피해가 큰 센다이에 거주하던 나가와 레이코 (53세) 씨의 고백이다. “어릴 때부터 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찾았는데 한국의 최고 경전인 천부경 속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의미가 내 가슴을 울렸다. 그때 인간의 존재 이유와 의미를 깨달았다. 이번 지진의 와중에서 볼 수 있었던 ‘코리안 스피릿(홍익정신)’을 가진 한국인들은 진짜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이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홍익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분명한 역할과 사명이 있다고 생각했다.”
셋째는 일본이 또다시 독도영유권을 주장함으로써 박복(薄福)함을 스스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일본 대참사 빗댄 일부 개신교 목사 망언, 국격도 예수님 가르침도 보이지않아

그런가 하면 국내에서는 어떠한가. 우리의 5천 년, 아니 근 만년의 역사를 일부 개신교 목사들이 ‘5천년 우상숭배의 역사’라고 폄하하고 참회하자면서 대통령과 내로라하는 국가 지도자들의 무릎을 꿇게 했다. 아랍의 펀드와 연계하면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하야시키겠다고 협박한다.

일본의 대참사를 빗대어 자신의 종교관과 달라서 하느님의 벌을 받은 것이라고 저주하는 오만한 행태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들의 눈에는 국격도, 국익도, 인간으로서 일말의 긍휼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제대로 우리 문화에 대한 교육을 받지 않은 탓이며, “네 이웃을 사랑하라” 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우리 한민족의 기층문화는 나와 남을 분리된 존재로 보지 않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의 상황을 살피기보다 먼저 구해야 한다고 나섰다. 하물며 동물이나 하찮은 벌레조차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우리 어머니들은 지렁이가 죽는다고 뜨거운 물을 수챗구멍에 바로 버리지 않고 반드시 식혀서 버렸다. 시리도록 파란 겨울 하늘, 나무 끝에 빨갛게 달렸던 몇 개의 감은 허기진 새들을 위한 까치밥이다. 우리의 태극기는 우주의 음과 양 에너지의 홍익현상을 도식화한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뼛속에, 핏줄 속에 DNA로 각인되어 있기에 국난이 닥치면 모든 것을 걸고 일어나는 애국심이 된다. 비록 남이라도 환란에 처하면 기꺼이 손을 잡는 한민족의 홍익정신이 된다. 그런 정신이 생활 속에서 효충도의 문화로 꽃피고 우리의 역사를 관통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에 가장 먼저 달려간 도움의 손길,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고 시에 몰려든 100만 자원봉사자, 2002년 붉은 악마를 필두로 국민 축제로 승화한 월드컵의 열정적인 응원 속에서도 질서정연하게 전 세계인과 어우러지는 모습, 모두가 떨쳐 일어나서 이룬 IMF 극복, 또한 구 한 말의 국채상환을 위한 금 모으기 운동 등에서 홍익정신은 드러난다. 또한 비폭력 평화정신의 1919년 3·1 만세운동이 있다. 그 운동은 결코 실패한 운동이 아니었다. 당시 인류의 3/4에 달하는 식민지 백성들 가슴에 심어준 요원의 들불 같은 조국독립의 꿈과 희망의 진앙이었기 때문이다.

1919년 4월 10일, 신석우(申錫雨) 선생의 제안으로 상해임시정부 의정원에서 ‘대한민국’이란 국호가 결정되고 4월 13일에는 드디어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되니 또한 삼일 만세운동의 결정체이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축약하면 나와 남의 신성함을 찾자는 코리안 스피릿의 아름답고 당당한 모습이다.

역사의 고비마다 홍익정신 발현되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은 그 결정체

인간 본래의 성스러운 빛을 되찾자는 광복운동(光復運動)으로 민족의 위기 때마다 어김없이 중심으로 되살아난 정신이 바로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다. 국조 단군의 역사는 우리의 실화(實話)이지, 신화(神話)가 아니다. 아직도 단군을 신이라고 막무가내로 종교로 치부하는 국민이 있다면 자기 존재의 거룩함에 대하여 생각조차 해 보지 않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통탄스러운 일이다.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란 ‘인간과 인간의 교류’만이 아니라, ‘식물과 동물이 교류’하고, ‘하늘과 땅이 하나’ 되면서 서로를 이롭게 하는 우주의 시스템이다. 나무가 인간에게 산소를 주고 인간은 나무에게 이산화탄소를 주면서 서로 생명을 의지하여 함께 살아간다. 뿐만 아니라 삶(三)과 죽음(四)이 하나로 이어지는(成環) 우주의 홍익시스템이 철학이 되어, 민족 전체를 교육하고 역사와 문화가 된 것이 바로 Korean Spirit 이다.

홍익인간 정신, 즉 코리안 스피릿에 인류의 미래가 달렸다. 코리안 스피릿은 그야말로 녹색의 삶, 녹색 철학이니 시작도 끝도 없는 생명으로써 하나 된 사람 사이의 어울림이며, 자연과 인간의 교류이고, 궁극적으로는 나와 우주의 하나 됨을 머리로서가 아니라 몸으로서 체율체득하는 정신이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주요국(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이고 국민소득 2만 달러, 세계 7위의 수출대국이라는 대한민국의 빛나는 모습 뒤에는 실업자 400만 명, 전세대란, 높은 자살률, 이혼율, 흡연율 세계 1위,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이제 우리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 살고 싶은 행복한 나라, 세계에 공헌하는 존경받는 나라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

희망 대한민국은 경쟁과 성공만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라 다 함께 상생하고 조화롭게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코리안 스피릿, 즉 홍익철학이 현실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의 해결 방안은 모두가 홍익의 문화를 전하고 창조하는 홍익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의 전통으로 상식이 된 홍익문화 사회에서 더욱 많은 홍익 리더를 적극적으로 육성한다면 그들 중에서 자연히 홍익 대통령이 배출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코리안 스피릿을 가진 홍익 리더들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다.

<국학신문 4월호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