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군부대의 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제기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군 부대원 상호 간에 소통과 존중의 병영문화는 정말로 불가능한 것일까?

지난 13일 과천 국군지휘통신사령부에서 70여 명의 장병을 대상으로 열린 인성교육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본다.

▲ 뇌체조를 직접 따라하며 몸의 감각을 깨우고 있다.

이날 초청 강사는 생활한복으로 입고 웃음을 가득 머금은 서울국학원 임태우 사무처장이 나섰다. 강의가 시작되자 앉아있던 장병부터 일어나게 하였다. 임 강사는 “군인들에게 강의식 교육을 하면 거의 대부분 잔다.”라며 이들의 긴장된 몸부터 뇌체조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기합!”
답답한 가슴이 뻥뻥 뚫리는 소리가 강의장을 가득 메웠다.

임 강사는 “우리 장병들이 자기 몸의 건강상태부터 체크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뇌체조의 동작 하나하나를 직접 보여주며 알려나갔다.

▲ 장병간의 소통을 위한 웃음수련 

강준이 상병(21세)은 “군대에 와서 정신교육만 받았는데, 이런 몸적인 교육은 처음 받아본다. 마치 한방비법 치료를 받은 것처럼 몸이 날아갈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폭력은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법. 임 강사는 두뇌의 3층 구조와 긍정과 부정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호르몬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스트레스를  대처하기 위한 훈련으로 제시한 ‘웃음수련’이 시작되었고 장병의 호응이 매우 높았다.

장병과 함께 교육생으로 참여한 김영근 본부지원대장은 “부대원들과 상담할 때, 마음을 털어놓지 않아 어려운 점이 많았다."라며 "이렇게 쉽고 간단한 방법을 사용한다면 지휘관으로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라며 말하였다.

군 인성교육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관을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발견하는 국학 강연이 이어졌다.

▲ 교육을 마치자 서로 포옹하고 있다.

대일항쟁기 시절에 여름 겉옷만 입고도 한 겨울에 전쟁에 나선 무명독립운동가들의 생생한 사진과 영상이 군 장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현수 일병(23세)은 “알고는 있었던 역사이지만, 자꾸 잊혀가는 것이 가슴이 아팠다.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조국 수호에 강한 결의를 나타냈다.

교육을 마치자 서로 안아주는 군인들의 전우애를 바라보며, 폭력문제는 제도에서 찾기 전에, 이들의 뇌가 건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밝고 건강한 병영문화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