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슬픔 끝에 빛이 머문다' 출간, 교육자 출신 시인 온기 가득 서정시 100편 담아
교육자 출신의 서정 시인 현산의 첫 시집 『슬픔 끝에 빛이 머문다』가 출간됐다. 이 책은 지나간 계절과 사람, 아직 오지 않은 내일 사이에서 조용히 움트는 마음을 붙잡아 쓴 시집으로, 상실과 그리움의 시간 끝에서 다시 발견하는 작은 빛을 담아냈다. 256쪽 분량의 시에는 계절의 변화, 사랑과 이별, 남겨진 이들의 기억과 기도가 촘촘히 스며 있다.
『슬픔 끝에 빛이 머문다』는 “슬픔이 지나간 자리에도 삶은 계속되고, 그 끝에서 결국 우리는 빛을 찾아간다”는 인식을 중심에 둔 시집이다. 시인은 꽃이 피고 지는 풍경, 한겨울의 공기, 장례식장 복도와 같은 일상의 장면에서 마음의 결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어머니를 배웅하던 문턱, 열아홉의 겨울을 건너 내일 앞에 선 아이의 뒷모습처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을 통해, 떠남은 끝이 아니라 머무름의 다른 이름이며, 사라짐은 향기로 남아 다시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조용히 일깨운다.
총 5부로 구성된 시집은 계절·사랑·그리움·내면의 등불·길 위의 기도라는 다섯 개의 축으로 독자를 이끈다. 제1부 ‘계절의 문턱에서 배우는 인생’에서는 봄눈, 목련, 여름의 무더위, 낙엽과 한파 같은 계절의 이미지로 삶의 리듬과 변화를 비춘다. 제2부 ‘사랑, 타오르고 남은 불씨’에서는 사랑의 시작과 고백, 그리움과 외로움이 남긴 흔적을 섬세하게 더듬는다. 제3부 ‘그리움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가족과 지나간 시간, 기도와 기억을 통해 상실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의 온기를 그려낸다. 제4부 ‘그대, 내 안의 등불’은 곁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지탱되는 일상의 의미를 살피고, 제5부 ‘길 위의 기도’에서는 나이 들어가는 삶, 건강과 시간, 다시 하루를 살아내는 다짐을 차분한 어조로 풀어낸다. 이처럼 각 부는 서로 다른 장면과 감정을 다루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는 “슬픔 끝에서도 결국 빛을 선택하며 살아간다”는 태도에 있다.
저자 현산(涀山)은 “삶의 고요한 순간에서 피어나는 감정과 기억을 섬세한 언어로 담아내는 시인”으로, 오랜 시간 교육 현장에서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시를 써 왔다. 첫 시집 『슬픔 끝에 빛이 머문다』에서 그는 개인적인 상실의 경험을 정갈한 언어로 길어 올려, 독자가 자신의 삶을 조용히 되돌아보게 만드는 시들을 선보인다. 시집 곳곳에 배어 있는 담담한 어조와 절제된 표현은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치는 장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는 일이 곧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을 펴낸 도서출판 미다스북스 관계자는 “『슬픔 끝에 빛이 머문다』는 계절과 사랑, 그리움과 기도를 따라 슬픔의 시간을 천천히 건너가게 하는 시집”이라며 “크게 울리지 않는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오래 남는 문장들로 독자의 마음에 작은 등불을 켜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