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상, 내 하루를 지탱하는 작은 것들, 이슬아 개인전 《Ordinary Days》

김리아갤러리, 12월 3일 ~ 24일 개최

2025-11-25     정유철 기자
Winter, 2025,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40.9x31.8cm. 이미지 김리아갤러리

이슬아 작가는 도시 속 사람과 조형의 관계를 평면 회화로 기록한다. 그의 화면은 자신과의 대화, 주변 인물, 스쳐 지나간 풍경들이 뒤섞이며 구성되고, 그렇게 만들어진 장면들은 현실의 도시보다 더 도시 같은, 낯설지만 익숙한 공간으로 펼쳐진다. 작가는 이러한 화면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구조와 그 안에 얽힌 보이지 않는 규칙, 관계들을 탐구하며, 도시라는 유기적 생명체 속에서 인간과 형태, 기억이 서로 연결되는 방식을 그려 나간다.

Ordinary break, 2025,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45.5x37.9cm. 이미지 김리아갤러리

서울 강남구 청담동 김리아갤러리는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전시로 12월 3일부터 24일까지 이슬아 개인전 《Ordinary Days(보통의 날들)》 을 개최한다. 이슬아는 예술과 일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로, 평범한 하루 속 작고 사소한 순간들을 포착해 회화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하루를 이어가는 힘과 가치를 탐구하며, 관람객이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경험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자리다. 혼란스러운 사회와 개인적 일상에서도 오늘과 내일을 이어주는 삶의 연속성을 돌아보도록 안내한다.

Going home, 2025,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40.9x31.8cm. 이미지 김리아갤러리

이슬아 작가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순간들—푸른 잎, 차 한 잔의 여유, 비가 온 뒤에 갠 하늘—을 화면에 담아 하루를 이어가는 섬세한 감각과 온기를 표현했다. 《Ordinary Days》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관람객이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고, 사소한 경험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한다. 이슬아의 회화는 현대 사회에서 속도와 효율이 강조되는 일상을 천천히 되돌아보게 하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작은 감각과 경험이 삶을 유지하고 내일을 기대하게 하는 힘을 보여준다.

an ordinary day, 2025,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53.0x45.5cm. 이미지 김리아갤러리

특히 월별 연작에서는 작가가 한 해 동안 마주한 풍경을 계절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록했다. 작업실 주변에서 바라본 나무의 색, 우연히 스친 빛, 계절마다 달라지는 공기의 결 등이 작품 속 장면으로 구현되어, 관람객은 특정 달을 떠올리며 한 해의 흐름과 일상의 리듬을 체감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인 작은 순간들은 연속성을 이루며, 작가의 시선과 하루의 흐름을 동시에 보여준다. 더하여, 이번 전시와 함께 캘린더 형식으로 제작된 도록을 통해 이러한 연작의 흐름을 한눈에 경험할 수 있게 한다.

Magnolia, 2025, watercolor and gouache on Arches, 40.9x31.8cm. 이미지 김리아갤러리

관람객은 이슬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달력 속 반복되는 숫자들처럼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소중함과 특별함을 느끼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삶의 의미와 연결성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