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밀집장소추행, ‘지하철·버스·엘리베이터’ 등 일상 공간에서 급증…우연이라 주장해도 처벌 가능성 높아
최근 전국 도시철도공사와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버스·엘리베이터·혼잡한 공연장 등 공공밀집장소추행 사건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 지하철과 도심 버스 노선에서의 신체 접촉이 ‘우연한 밀침’인지 ‘의도된 추행’인지 공방을 벌이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시민 불안도 커지고 있다.
최근 서울·대전·대구·광주 등 대도시에서 연이어 발생한 남녀 간 허리·엉덩이·측면 부위 접촉 사건이 강제추행으로 이어진 사례가 공개되며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사례로, 혼잡한 퇴근 시간 광역버스에서 A씨(40대 남성)는 뒷자리 여성 승객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동할 때 허리를 스치는 접촉이 발생해 공공밀집장소추행 혐의로 입건됐다. A씨는 “버스가 급정거해서 중심을 잃었을 뿐 고의가 전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피해자는 “명확히 손으로 허리 부분을 두 차례 만졌다”고 진술했고, 주변 승객 1~2명도 “접촉이 지속적으로 보였다”고 답하면서 사건은 단숨에 강제추행 수사로 확대됐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지하철 2호선 열차에서 B씨(20대 학생)가 좌석과 손잡이 사이 좁은 공간을 지나며 여성 승객의 옆구리와 팔 부위를 만지는 접촉이 발생해 신고되었다. B씨는 “열차가 흔들리면서 어쩔 수 없이 몸이 닿았다”고 설명했지만, 피해자와 주변 승객의 일관된 진술이 확보되면서 ‘우연한 접촉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수사기관은 열차 CCTV, 칸 이동 동선, 당시의 혼잡도 등을 분석해 강제추행 성립 여부를 판단 중이다.
이처럼 공공밀집장소추행 사건은 ‘단순 우연’과 ‘명백한 고의’의 경계를 두고 진술 공방이 치열한데, 형법 제298조는 강제추행을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로 규정하면서 ‘폭행’의 의미를 매우 넓게 해석하고 있다. 즉, 실제 물리적 폭력이 아닌 상대방 의사에 반한 모든 신체 접촉이 포함되기 때문에, 피의자가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피해자 진술이 일관되고 정황 증거가 존재하면 기소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는 ‘공공장소 또는 대중교통수단’에서의 추행을 가중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처럼 사람들 사이가 밀착되는 환경에서는 접촉의 우연성 여부 판단이 어려운데, 수사기관은 ▲접촉 부위 ▲지속성 ▲당시의 동선 ▲피해자의 반응 ▲주변인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을 내린다. 이 때문에 피의자가 “기억이 모호하다”, “우연이었다”고만 주장하면 오히려 진술 신빙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공공밀집장소추행 사건에서 가장 위험한 행동으로 초기 진술의 실수를 꼽는다. 수사 초기, 피의자가 불리한 표현을 기록에 남기면 사건은 그대로 기소 단계까지 이어지기 쉽다. 반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사건 당시 상황을 구체적·객관적으로 설명하고, 동선 및 신체 접촉의 불가피성 또는 오해 가능성을 구조화해 진술하면 ‘증거불충분’ 또는 ‘무혐의’ 가능성도 충분히 열리게 된다.
특히 대중교통·공연장·엘리베이터처럼 CCTV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장소에서는 ▲현장 사진 ▲시간대 혼잡도 ▲탑승 위치 및 거리 ▲목격자 확보 ▲휴대전화 위치 기록 등의 자료 확보가 사건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변호인은 이러한 자료를 기반으로 “고의적 접촉이 아닌 환경적 불가피성”을 강조해 방어 전략을 구축한다.
한편, 실제 성적 의도가 있었던 사건이라면 초기에 반성문 제출, 상담 프로그램 이수, 피해 회복 노력 등을 서둘러 진행해 기소유예·벌금형 감경·집행유예 등 선처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의 태도와 재범 위험성은 법원의 주요 평가 요소다.
법무법인오현 양제민 성범죄전문변호사는 “일상 공간에서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공공밀집장소추행 사건은 억울한 기소부터 평판·직장·가정 문제까지 연쇄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의심 단계에서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진술을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즉시 확보하는 것이 사건 해결의 핵심이다. 공공장소에서의 신체 접촉은 순간이지만, 형사처벌의 영향은 길다. 사건 발생 즉시 전문 성범죄 변호사와의 상담이 가장 확실한 방어 전략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