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색의 교향(交響), 자연의 영혼을 그리다”, 백성원 개인전 《감각의 공명》

11월 22일~ 27일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서 개최

2025-11-15     정유철 기자
새별오름, 2024, oil, acrylic on canvas, 40x80cm, 이미지 백성원

백성원 작가는 제주 자연이 오랜 시간 응집하고 퇴적해 온 생태적 본질을 물감의 매체적 물성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언어로 해석해 내는 회화적 실험을 보여 준다. 그의 회화 작품은 제주의 빛과 바람, 구름과 바다, 한라산과 오름 등 제주 자연 속에서 생명의 리듬을 듣고, 감각의 언어로 그려낸다. 최근에 선보이는 입체 조형은 강렬한 색채와 유기적 형태로 인해 순간적으로 생명체의 분출을 연상시킨다. 그 표면의 빛나는 물질성은 감각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유는 철학적이다. 그는 인간의 존재를 해체하고 다시 구성함으로써, 물질 속에서 정신을, 육체 속에서 영혼을 길어 올린다.

이렇게 작업한 작품을 백성원 작가가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제2전시실에서 11월 22일(토)부터 27일(목)까지 6일간 개최하는 백성원 제6회 개인전 《감각적 공명》에서 선보인다. 이 전시에서 작가는 ‘감각적 공명’을 주제로 제작한 회화 작품 17점을 비롯해 클레이와 아크릴을 결합하여 표현한 입체 조형 작품 7점 총 24점을 전시한다.

소나무가 보이는 풍경, 2025, oil, acrylic on canvas, 112.1x193.9cm. 이미지 백성원

백성원 작가는 몸과 자연이 하나로 울리는 순간을 회화로 표현한다. 그의 회화는 제주의 빛과 바람, 산과 바다에서 느껴지는 자연의 호흡과 생명의 리듬을 시각적으로 그려내는 실험 과정이다. 점묘적 색채와 물감의 물성이 중첩된 그의 화면은 감정의 파편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공명의 진동으로 가득하다. 물감의 층을 쌓고 흩트리며, 형상은 사라졌다가 다시 태어나고, 색채는 서로 부딪히며 시각적 울림을 만든다.

Pinocchio-Centaures-2, 2024, acrylic, resin, clay, steel wire, wood prop 38x12x30cm. 이미지 백성원

 

이렇게 하여 백성원 작가가 개인전에서 보여 주는 작업은 회화와 조각, 정신과 물질, 색과 감정의 경계를 허무는 ‘확장된 회화’이자 수행적 예술’이다. 그의 조형 세계는 생명의 에너지와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예술적 명상이다. 그 안에서 색은 존재의 리듬이자 생명의 언어로 기능한다.

제주 해변, 2025, oil, acrylic on canvas, 65.1x90.9cm. 이미지 백성원

자신의 작업을 백성원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은 자연의 단순한 외적 재현이나 피상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그 아름다움이 내 몸을 울리고 되돌아오는 감각의 공명이다. 그 순간 나는 공명하는 주체로서 세계의 중심에 선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자연과 호흡하고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다.|
나는 예술이 인간의 감정을 정화하고, 삶의 상처를 치유하며,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자연치유의 생명력을 일깨우는 힘을 지녔다고 믿는다. 예술은 이념이나 종교의 차원을 넘어 감각과 사유를 연결하는 본질적 통로이다.

등대가 보이는 풍경1, 2025, oil, acrylic on canvas, 72.71x90.9cm. 이미지 백성원

감각적 공명은 자연과 나, 그리고 관객이 함께 울림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장(場)이다. 관람객이 내 작업 속에서 제주의 숨결과 생명의 리듬을 느끼고, 그 공명 속에서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평온함을 경험하길 바란다.”(백성원 '작가노트')

Venus-5, 2024, acrylic, resin, clay, steel wire, wood prop 48x15x15cm. 이미지 백성원
신촌연가2, 2025, oil, acrylic on canvas, 112.1x193.9cm. 이미지 백성원
한라산이 보이는 풍경, 2025, oil, acrylic on canvas, 45.5x53cm. 이미지 백성원

백성원 작가는 2018년 첫 개인전 《자연제주》(제주도특별자치도문예회관/설문대여성문화센터/제주)를 열었다. 이번이 여섯 번째 개인전.  그동안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활동한다.  현재 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지회와 초록동색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