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로 어휘력 늘리고 문해력 키운다
[신간] 문지영·강서형·김지원·박지현·수현 지음 “문해력 놀이 30”(학교도서관저널 간)
문해력을 연구하는 초등 사서교사 문지영·강서형·김지원·박지현·수현 다섯 사람은 초등학교 현장, 특히 학교 도서관에서 다양한 아이들을 만난다. 그 가운데 어떤 아이들은 책을 좋아해서 교실보다 도서관을 사랑한다. 그런데 책을 손에 쥐고도 한 쪽을 넘기기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있다. 글을 다 읽을 줄 아는 아이들인데 왜 그럴까. 바로 읽은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 독해 능력이 부족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 사서교사는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을 덜고 문해력을 길러주기 위해 ‘어휘력으로 문해의 기초를 다지는《문해력 놀이 30》’(학교도서관저널, 2025)을 집필했다. 아이들의 문해력을 연구해 온 사서교사 5인의 노하우를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문해력을 키우는 데 왜 어휘력인가? 이에 저자들은 “어휘력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의 출발점”임을 상기한다. 여기서 저자들은 문해력은 4단계로 발전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문해력은 ‘읽기, 쓰기 능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과 ‘비판적 사고력’까지 포함한다. 이 3단계의 기본이 바로 ‘어휘력’이다. 결국 아이들이 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밑바탕을 이루는 ‘어휘력’이 탄탄하게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휘력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그 경우 생기는 문제점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먼저 기초 학업 수준의 저하가 일어난다. 어휘력을 제때 키우지 못한 아이들은 어쩔 수 없이 책과 멀어져 더 높은 단계의 어휘력을 키우기 어려워진다. 둘째는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자신감이 저하된다. 셋째는 진로 선택에 제한이 생긴다. 아이들이 원하는 진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정보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문해력, 즉 근간이 되는 어휘력이 튼튼하게 자리잡아야 한다.
사실 우리는 이 방법으로 문해력을 쌓아왔다. 글을 읽다 뜻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아보고 외우던 단어 공부,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꾸준히 하면 문해력이 길러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과정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것이다. 문학작품을 읽다가 생소한 단어가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는다면 싫증이 나서 나중에는 작품 읽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들은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끼면서 어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놀이 형식의 어휘력 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문해력 놀이 30》에서 소개하는 30가지 어휘 중심 문해력 놀이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자발적으로 낱말을 익히도록 하고, 문해력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낱말 학습이 문장과 글 단위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놀이 내용을 구성했다.
또한 30가지 문해력 놀이는 10가지씩 총 3단계로 나뉘어 있다. 1단계는 ‘낱말 익히기’로, 낯설고 어려운 낱말에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다. 마치 ‘같은 그림 찾기’처럼 낱말의 뜻을 몰라도 눈과 입으로 자주 읽으며 친숙해지는 놀이를 소개한다. 2단계는 ‘낱말 잇기’로, 뜻을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거나 눈으로만 익숙해진 낱말을 올바른 뜻과 연결 짓는다. 특히 ‘친절, 배려’ 같이 구분이 어려운 추상적인 낱말은 정확한 뜻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퍼즐 맞추기’처럼 일대일 대응 방식의 놀이를 소개한다. 3단계는 ‘낱말 넓히기’로, 사자성어나 속담처럼 겉으로만 봐서는 뜻을 유추하기 힘든 낱말을 살펴보고, 문장부호와 띄어쓰기 등을 활용해 문장 단위로까지 놀이 범주를 확장한다. 이처럼 3단계를 차근차근 거치면, 자연스럽게 어휘력이 성장하고, 기초 문해력도 견고하게 자리 잡게 된다.
여기서 소개하는 문해력 놀이는 문해력에 관심 있는 교사라면 누구나 시도해 볼 만한 매력이 있다. 첫째 다양한 교과에 적용할 수 있다. 둘째 간단한 활동지로 즉시 활용할 수 있다. 셋째, 놀이 시간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렇게 《문해력 놀이 30》은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자발적으로 낱말을 익히도록 하고, 문해력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낱말 학습이 문장과 글 단위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놀이 내용을 구성했다. 책만 읽어서는 문해력을 키울 수 없다. 이제 어휘력을 바로 세워 문해력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