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심리학회, 세계 자살유가족의 날 맞아 낭독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7시’ 공연

로맨틱 멜팅팟, 11월 21일 ~ 23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 무대에 올려

2025-11-09     정유철 기자

사단법인 한국심리학회(이사장/회장 최훈석,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로맨틱 멜팅팟(대표 박현지)은 2025년 세계자살유가족의 날(11월 22일)을 맞이하여 낭독극〈셋째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를 11월 21~23일 소극장 산울림(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157)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후원으로, 사단법인 한국심리학회(이사장/회장 최훈석, 성균관대학교 심리학과 교수)가 주최·주관하고 한국심리학회 자살예방분과위원회(위원장 고선규)와 로맨틱 멜팅팟(대표 박현지)이 기획·제작했다.

낭독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 공연 포스터. 이미지 로맨틱 멜팅팟

이 작품을 기획한 의도는 이렇다.

“한 사람의 자살은 결코 한 개인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죽음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영향받은 사람은 셀 수 없이 많다.
우리 사회의 많은 이가 이미 자살 사별자이거나, 그 곁에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느 날 아무 예고 없이 우리 중 누군가도 ‘자살 사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믿는다. 자살이라는 죽음과 자살 사별의 경험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죽음을 마주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는다.”

세계자살유가족의 날은 1999년 자살로 아버지를 잃은 해리 리드 상원의원이 미국 상원에 결의안을 발의하여 국제 자살유가족의 날을 제정했다. ‘자살 생존자의 날’이라고도 알려진 이 날은 미국 의회에서 누군가의 자살로 영향받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치유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날로 지정했다. 미국 추수감사절 전 토요일은 자살 유가족에게 힘든 시기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존자의 날은 항상 미국 추수감사절 전 토요일로 정해졌다. 올해 세계자살유가족의 날은 11월 22일.

낭독극 <셋째주 수요일 저녁 일곱시>는 에스노드라마(Ethnodrama, 연구기반 연극) 형식으로, 실제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저녁 일곱 시”에 열리는 자조 모임 참여 자살 사별자들의 구술과 심리학적 인터뷰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사별자, 예술가, 심리학자, 문화인류학자가 협업하여 구성한 다학제적 무대로 관객은 목격자이자 참여자로 초대된다. 또한, 이 공연은 개인의 사적 경험에 머물러 있던 자살 사별의 이야기를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의 공명과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이를 통해 자살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겪는 다양한 고통과 상실을 함께 애도할 수 있는 ‘애도 공동체’의 새로운 형식을 모색하려는 것이다.

한국심리학회 자살예방분과 고선규 위원장은 “높은 자살률에 비해 자살 사별자의 상실 경험은 이야기되지 못한 채 우리 사회의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라면서 이 공연을 통해 “아직까지 홀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자살 사별자들에게는 ‘말할 수 있는 상실’로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는 함께 애도해야만 서로를 살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 공연을 연출한 이치민 연출가는 “죽음을 마주했지만, 그럼에도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믿는다”라며 “이 공연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다시 삶으로 향해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관람료 무료. 입장권 예약은 네이버예약(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1529796)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