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악보 속에서 피어나는 생황 음악, 공연 ‘생황의 향악화 II – 유예지’

생황연주자 홍지혜, 11월 26일 서울돈화문국악당서 공연

2025-11-06     정유철 기자

우리나라 전통 악기 생황의 유일한 고악보인 《유예지(遊藝志)》의 ‘생황자보(笙簧字譜)’를 복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음악을 선보이는 공연이 열린다.

생황연주자 홍지혜는 오는 11월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서울문화재단 2025년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인 공연 ‘생황의 향악화 II – 유예지’를 선보인다.

공연 ‘생황의 향악화 II – 유예지’ 포스터. 이미지 블루밍노트 제공

《유예지》는 조선 순조 때 학자 서유구(徐有榘, 1764-1845)가 펴낸 악보. 《유예지》권1~6중 악보는 권6에 있고 현금(거문고), 당금(중국 칠현금), 양금, 생황 총 네 가지 악기의 악보를 ‘방중악보(房中樂譜)’라 하였다. 각 악기의 악보는 ‘현금자보’ ‘당금자보’ ‘양금자보’ ‘생황자보’로 되어 있다. ‘생황자보’에는 생황안공도(笙篁按孔圖)와 함께 생황의 안공법(按孔法)과 쌍성주법(雙聲奏法)에 관한 설명과 악보가 수록되어 있다. 연주법과 호흡법을 설명하고, 소리의 장단을 부호로 나타냈다. ‘계면대엽(界面大葉)’, ‘농락(弄樂)’, ‘낙시조(樂時調)’ 3곡을 수록하였다.

클래식, 전통, 오케스트라 협연 등 폭넓은 연주 활동을 하는 홍지혜 생황연주자가 작곡가 김대성과 함께 《유예지》 속 ‘생황자보’를 연구·해독하여 전통 선율을 복원하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창작곡으로 확장하는 무대를 마련했다. 또한 복원된 선율을 바탕으로 손다혜, 김성국, 김대성 등 작곡가들이 재해석한 창작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 ‘생황의 향악화 II – 유예지’는 가야금·거문고·양금·퉁소·타악 등 전통악기 편성으로 구성되며, 창작 음악이지만 한국적 어법을 유지한 것이 이번 공연의 특징이다. 그동안 창작 음악 속에서만 활용되어 온 생황의 전통성과 고유성을 다시 조명하며, 전통음악 속에서의 생황의 위치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홍지혜 생황 연주자. 촬영 사진작가 윤지원 제공 블루밍노트

 

홍지혜 생황 연주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생황의 향악화(鄕樂化)를 위한 첫걸음”이라며 “잊혀진 전통 생황의 선율을 복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창작 레퍼토리를 제시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1부 복원연주, 2부 재창작 무대로 구성되며, 사회자의 해설과 함께 진행되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다.

관람은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공연 문의 010-7537-9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