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결을 쌓아 시간을 기록하다, 신란숙 개인전 《달빛, 보이지 않지만 빛나고 있어》
서울 종로구 하랑갤러리, 11월 5일 ~ 16일 개최
신란숙 작가는 빛의 결을 쌓아 시간을 기록한다. 작가의 회화는 ‘겹겹이 쌓인 시간의 빛’으로 표현된다. 수차례 덧입힌 옻칠이 표면 위에 번지며, 화면은 한없이 부드럽고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작가의 작업을 11월 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부암동 하랑갤러리에서 열리는 신란숙 개인전 《달빛, 보이지 않지만 빛나고 있어 - 어둠 속에 머무는 빛의 시간》에서 볼 수 있다.
“작가가 말하는 빛은 강렬한 태양 빛이 아니라, 어둠 속에서 조용히 스며드는 달빛이다. 달빛은 경계를 허물고 사물과 감정을 하나로 녹여낸다. 밝음과 어둠, 실재와 기억이 서로에게 스며들며 고요한 융합의 세계를 펼친다. 작가는 이 흐릿한 경계 속에서 빛과 마음이 만나는 지점을 포착한다. 화면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감정의 결, 말로 설명되지 않는 내면의 흔적이 작품 속에서 은근히 번져나간다.
그에게 달항아리는 달빛의 형상이다. 완벽하지 않은 균형과 미묘한 비대칭 속에서 오히려 인간적인 온기가 피어난다. 가까이 다가서면 미세한 흔적과 균열이 피부처럼 숨 쉬며, 시간과 기억의 감각을 불러낸다.
신란숙의 회화는 단순히 시각적 경험을 넘어 감각의 확장을 시도한다. 빛과 소리, 정서가 스며드는 화면은 마치 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듯한 경험을 이끈다. 그가 그려낸 세계는 달빛처럼 고요하고 은은하며, 마음 깊은 곳을 천천히 적신다.”(‘전시 서문’)
작가는 이번 전시에 관해 “보이지 않아도 세상에는 여전히 빛이 있다. 그 빛은 마음의 결을 어루만지고 내면의 온기를 드러낸다”라며 보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빛을 관객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했다.
“보이지 않아도, 세상에는 여전히 빛이 있다.
그 빛은 조용히 마음의 결을 어루만지고
내면의 온기를 드러낸다.
달항아리의 곡선 속에서 나는
그 보이지 않는 빛의 숨결을 찾았다.
겹겹이 쌓인 옻의 시간과 기다림 속에서
빛은 더 깊어지고, 스스로를 잃지 않는다.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아름다움,
그리고 마음속에서 은은히 피어나는 빛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달빛이 당신의 마음에도 고요히 머물길 바란다.” (신란숙 ‘작가노트’)
하랑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보이지 않는 빛의 존재, 그리고 그 빛이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순간을 담아낸다. 작가의 달빛이 조용히 스며드는 듯한 이 전시는, 관객에게도 따뜻한 울림과 잔잔한 여운을 남길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