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집단의 정치 본능, 연극 ‘맥베스 리포트 2025’

극단 바바서커스, 11월 27일 ~ 30일 연희예술극장서 공연

2025-11-04     정유철 기자

11월에 관객을 찾아오는 극단 바바서커스의 연극 〈맥베스 리포트 2025〉는 인간 사회의 권력 구조를 침팬지 집단의 정치 본능에 비추어 ‘권력의 기원’을 해부하는 블랙코미디 실험극이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맥베스》를 토대로 인간 사회의 권력 구조를 원시적 본능으로부터 다시 탐색한다. 한때는 영웅이었던 자, 이제는 ‘국가의 리더’로, ‘폭군’으로, 그리고 다시 짐승으로 변한다. 배우들은 인간과 침팬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쟁터, 락 콘서트 같은 연설, 뉴스 생중계, 만찬의 광기를 오가며 현대 정치의 얼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연극 '맥베스 리포트 2025' 공연 포스터. 이미지 극단 바바서커스

관객은 입장과 동시에 질문을 받는다. “당신이 최고 권력자가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그 순간, 무대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공연은 “누가 권력을 쥐는가”가 아니라, “우리가 왜 그것을 욕망하는가”를 묻는다. 지금, 권력의 진화 실험에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는 몇 가지 관람 포인트가 있다. 먼저, “권력의 본능은 어디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으로부터 공연은 출발한다. 침팬지의 몸짓과 위계, 사회적 본능 속에서 정치의 원형을 추적하며, 문명으로 포장된 인간 사회의 권력이 사실은 본능의 확장임을 보여준다. 이러한 본능으로부터 정치는 시작된다.

또한 셰익스피어가 2025년의 정치를 말한다. 《맥베스》가 ‘지금 여기’의 폭군을 해부하며, 선동과 진실, 야망과 파멸이 교차하는 2025년의 정치 서사를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그는 어떻게 권력을 얻고, 어떻게 무너지는가?”라는 질문은 고전의 언어를 통해 오늘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

마지막으로, 웃다가 멈칫하게 되는 익숙한 얼굴들이 있다. 무대 위의 천박한 권력 추종자들은 지독하게 웃기지만 이상하게 낯익다. 비웃던 그 인물의 얼굴에서 문득 자신의 표정을 발견하게 된다.

이은진 연출이 재창작과 연출을 맡고, 심재욱 연출이 공동연출로 참여한다. 최주현, 김보나, 김어진, 임휘진, 박성민, 심안나, 신유승, 김하람, 이상훈, 백승연, 장환석, 현윤섭, 최우종, 권혁진 배우가 참여하여 강렬한 에너지로 무대를 채운다.

연극 <맥베스 리포트 2025>는 오는 1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연희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공연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극단 바바서커스 인스타그램(@babacircus_theatercompany)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공연은 서울시의 ‘야간공연관람권’에 선정되어 11월 28일(금) 회차는 대학로티켓을 통해 10,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그 외 11월 27일, 29일, 30일 회차는 NOL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