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단전' '민화' '첩종' 등 전통문화유산의 현대적 관점을 세우다

2025-10-23     설성현 기자

전통 문화유산을 현대적 관점으로 재정립한 공연과 콘텐츠로 선보인다.

국립국악원은 ‘춘향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한 무용극 ‘춘향단전’을 오는 11월 14일부터 16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무용단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리안메모리’를 통해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신규 콘텐츠 ‘민화, 그림에 삶의 소망을 담다’를 지난 22일 선보였다. 

한편,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하루 2회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2025년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疊鐘)’ 행사를 개최한다.

환영받지 못한 향단의 사랑… 무용극으로 만나는 '춘향단전’

‘춘향단전’ 포스터. 이미지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은 ‘춘향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각색한 무용극 ‘춘향단전’을 오는 11월 14일부터 16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무용단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 

‘춘향단전’은 춘향과 몽룡의 사랑을 지켜보던 ‘향단’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기존 이야기에서 주변 인물로 머물던 향단은 이번 무대에서 사랑과 질투, 욕망에 흔들리는 입체적 인물로 재탄생한다.

몽룡의 오해로 춘향 대신 입맞춤을 받게 된 향단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집착하며 광기로 무너져간다. 춘향을 향한 몽룡의 일편단심, 학도의 일방적 집착, 향단의 왜곡된 사랑이 맞물리며 극적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향단의 시선으로 각색한 서사는 관객에게 새로운 춘향전을 경험하게 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9년 무용극 ‘처용’ 이후 6년 만에 국립국악원 무용단이 선보이는 무용극이다. 연출과 안무는 김충한 예술감독이 맡았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2025년의 시선으로 춘향과 향단의 이야기를 새롭게 무대에 올린다.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한 군무는 향단, 춘향, 몽룡, 학도 네 인물이 품은 사랑의 마음을 춤으로 표현한 장면으로, 작품의 정서를 응축해 보여준다. 이 밖에도 신관사또의 부임식, 춘향과 몽룡의 첫날 밤, 생일잔치 등 다채로운 장면이 이어지며, 한삼춤, 도열춤(북춤), 검무, 기생춤 등 국립국악원 무용단 단원들의 다양한 춤사위를 통해 전통춤의 호흡과 미학을 선보인다. 

공연은 주제와 안무가 무대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무대·영상·의상·조명·음악이 유기적으로 결합돼 입체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음악은 국악관현악과 정가를 중심으로 구성된 주요 주제곡을 통해 ‘춘향’의 정서를 새롭게 재해석했다. 또한 주제곡의 노래는 국립국악원 정악단 박진희 부수석이 맡아 작품의 감정선을 깊이 있게 완성한다.

   ‘춘향단전’는 평일 저녁 7시 30분, 주말 오후 3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인다. 국립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할 수 있다.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문의 02-580-3300)

민화 속 주인공, 케데헌의 더피와 서씨로 살아나다  

‘민화, 그림에 삶의 소망을 담다’카드뉴스. 이미지 국립중앙도서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에는 민화 [호작도(虎鵲圖)]의 호랑이와 까치를 모티프로 한 ‘더피’와 ‘서씨’가 등장한다. 이들 캐릭터는 극 중에서 인물들 간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일을 불러오는 수호신으로서 ‘벽사(辟邪)’와 ‘길상(吉祥)’의 역할을 수행한다. 더피와 서씨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애니메이션 장르와 케이팝 콘텐츠에 성공적으로 융합함으로써, 민화를 비롯한 한국 문화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코리안메모리’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전통과 현대를 잇는 신규 콘텐츠 ‘민화, 그림에 삶의 소망을 담다’를 10월 22일 선보였다.

‘민화, 그림에 삶의 소망을 담다’는 이러한 문화적 모티프의 원형을 보여주는 콘텐츠이며, △액운을 막고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호작도를 비롯해 △행복과 사랑의 소망을 담은 화조도와 화접도 △무병장수의 꿈을 담은 십장생도 △글자에 깃든 길운을 기원하거나 유교적 교훈을 표현한 문자도 등 한국의 대표 민화 작품들이 소개된다. 

민화의 개념과 특징, 역사적 배경 및 미술사적 의의를 전문가의 해설과 함께 알기 쉽게 풀어내며 나아가, 행복과 장수를 기원하던 민화가 오늘날 다양한 디자인·상품·예술로 다시 태어나 K-컬처의 매력적 콘텐츠로 확장되는 과정도 살펴볼 수 있다.

‘민화, 그림에 삶의 소망을 담다’는 코리안메모리 누리집에서 카드뉴스 형식으로도 감상할 수 있으며, 코리안메모리 유튜브에서는 숏폼 영상으로도 즐길 수 있다. 

한편, 코리안메모리는 도서·학술논문 같은 텍스트부터 이미지, 영상, 음원까지 한국과 관련된 다채로운 디지털 자원을 아카이브하고 큐레이션하는 플랫폼이다. 앞으로 무예, 민속음악, 서울 등 한국적 주제를 다룬 스토리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경복궁을 호위하라!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 개최

‘첩종’ 포스터. 이미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유산진흥원과 함께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하루 2회(오전 11시, 오후 2시)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2025년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疊鐘)’ 행사를 개최한다.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은 ‘경국대전’ ‘병전’의 ‘첩종’과 ‘국조오례의’ ‘군례’의 ‘대열의(大閱儀)’ 기록을 바탕으로 국왕이 직접 행차해 호위군의 진법(陣法)과 연무(鍊武)를 사열(査閱)하는 모습을 극 형식으로 재현하는 행사다.

‘첩종’은 종을 연달아 치는 것으로, 조선시대 국왕이 비상사태를 대비해 호위군을 직접 살피는 군사 의식이다. ‘첩종’이 시행되면 궁궐에 입직한 군사를 포함하여 문무백관과 오위(五衛)의 병사들까지 모두 집합해 어전사열(御前査閱)을 받는다. 이는 군율을 다스려 국가의 근본을 유지하고, 국왕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는 의례다.

이번 행사에서는 고증을 바탕으로 재현한 조선 전기의 복식과 무기, 의장물을 포함하여 다대다 전투, 일대일 무예 대결 등을 관람할 수 있어 흥미를 더할 예정이다. 본 행사에 앞서 오는 10월 30일에는 공개 리허설(오전 11시)과 언론 대상의 프레스 리허설(오후 2시)도 진행되며, 행사는 별도의 예약 없이 현장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경복궁 협생문 옆 훈련장에서는 조선시대 무관 복식인 ‘철릭’을 입고 궁술, 팽배(방패)술, 봉술, 창술 등의 무예를 배우는 ‘갑사 취재 체험’이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1시) 진행된다. 취재에 참여해 갑사로 선발되는 참가자에게는 임명장과 수문장 캐릭터 기념품이 제공된다. 체험은 회차당 50명으로, 온라인을 통한 사전예약 25명과 현장 접수 25명으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 누리집을 참조하거나 국가유산진흥원(02-3011-7750)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