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의 창작극 페스티벌 개막

9월 28일 ~ 11월 30일 개최 캐치프레이즈 “고전을 면치 못하기!”

2025-09-29     정유철 기자

혜화동1번지 동인 페스티벌 ‘관객 대축제’가 이 9월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에서 개막했다.

1993년부터 우리 사회와 연극계에 질문을 던져 온 혜화동1번지 동인 페스티벌은 올해로 32회를 맞이했다. 혜화동1번지 8기 동인이 주최하는 이번 페스티벌 ‘관객 대축제’는 담론 중심의 연극 제작 환경에서는 전면에 두기 어려웠던 형식을 실험하는 기획 공연으로, 5명의 혜화동1번지 8기 동인이 5편의 창작극을 만든다. 고전작품을 재해석하며 관객과의 새로운 연결을 모색한다. 축제 기간에는 특별공연 1편이 예정되어 있다. 참여 단체는 창작집단 여기에 있다,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 기지, 창작살롱 나비꼬리, 감자피아 등이다. 축제는 9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혜화동1번지 동인 8기 축제 '관객 대축제' 포스터. 이미지 해화동1번지 동인 8기

축제의 첫 시작을 알리는 감자피아의 연극 <착생 안티 식물 고네>는 9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공연한다. 극장 곳곳에 착생식물이 매달려 있다. 안티고네 역시 매달린 존재다. 무료로 극장을 찾은 관객은 착생식물을 고른다. 매달린 것을 선물로 받아 가야만 한다.

10월 16일부터 19일까지는 창작집단 여기에있다가 이동형 연극 <노인과 바다>를 선보인다.

원작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노인과 바다>(1952)는 작은 어촌 마을에 고기잡이를 하며 혼자 사는 늙은 노인에 관한 이야기다. 84일간 고기를 한 마리도 낚지 못했던 노인은 85째 되는 날에 배를 끌고 다시, 다시, 또 다시 바다로 향한다.

소설 속 노인이 끈질기게 사투를 벌이며 항해했던 여정을 따라, 2025년 지금, 이곳에서 그대와 함께 항해하기로 한다!

10월 24일부터 11월 2일까지는 창작살롱 나비꼬리가 연극 <메데이아: 화살, 심장, 더러운 피>를 무대에 올린다.

메데이아가 극장에서 활시위를 당긴다.
세상의 모든 불결한 것들을 비추는 태양처럼. 무대 위의 배우처럼.
사랑과 주술, 지옥과 더위, 유산균과 부항 그리고 이름 모를 감정에 대한 이야기.
“제 피를 다 가져가주세요. 제 안에 물을, 물을 흐르게 해주세요.”

11월 7일부터 16일까지는 트렁크씨어터프로젝트가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다.

사랑! 사랑! 사랑!
사랑엔 이유도 없다. 계산도 없다.
꽃즙 한 방울이면 사고처럼 번지고, 우연처럼 얽힌다. 사랑이 원래 그러하듯.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오직 5명의 배우가 만드는 1인 다역 퍼레이드!
사랑에 빠지듯, 재채기처럼 불쑥 터져나오는 웃음!
셰익스피어 희극은 그래서 희극이다.
야심하고 끈적한 한여름 밤, 사랑꾼과 요정, 관객들이 숲으로 모여든다.
관객은 자리에 따라, 다른 꿈을 꾼다.
킥킥 펀치 퍽!

11월 21일부터 30일까지는 기지가 연극 <시련:무금>을 공연한다.

조선 광헌(光憲) 12년, 경상도의 작은 마을 세림(細林). 평온한듯 조용하던 마을에 기묘한 고발이 이어진다.

"무당이 요괴를 불러낸다."
"첩이 정실부인을 저주했다."
"기녀들이 마을 사내들을 홀린다."

침묵을 강요받고 욕망을 금지당한 여자들, 낙인찍히고 자유를 빼앗긴 여자들. 그들의 몸과 목소리는 ‘죄’로 단죄되지만, 결국 세상이 두려워한 것은 바로 그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축제 종료일인 11월 30일에는 독백 방백 낭독회 <고전으로 말해요!>가 열린다. 관객 대축제를 통해 모인 총 6인의 극작가가 새로운 장르를 활용한 글쓰기 실험을 하고, 완성된 대본을 6인의 배우가 한 자리에서 읽는다.

공연 티겟은 플레이티켓에서 예매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