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제1회 크로스떼아뜨르페스타 대상, 연극 ‘MZ 허균’ 일본 공연

극단 양산박, 9월 6일 ~7일 오후 3시 도쿄 서브테레니안 소극장서 공연

2025-09-03     정유철 기자
2025' MZ허균'. 사진 창작집단 양산박

창작집단 양산박은 연극 〈MZ 허균〉(작·연출 장진웅)을 9월 6일부터 7일까지 일본 도쿄 서브테레니안소극장 (SUBTERRANEAN)에서 공연한다.

이 작품은 제43회 대한민국연극제 – 제1회 크로스떼아뜨르페스타 대상 수상작이다.

5년 전, 졸업 작품 <달려도 달려도>로 독립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작가 지안과 배우 현진은 어느덧 예술적 열정을 잃은 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동시대 예술은 점점 더 난해하게만 느껴지고, 대중의 취향은 범람하는 OTT 콘텐츠에 맞춰 흘러가며, 이들 역시 현실과 타협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더 이상 이렇게 머물 수 없다고 느낀 두 사람은 후배 감독이자 기획자인 주현을 끌어들여 차기작 <날아도 날아도>를 준비하기로 결심하지만, 작품의 구체적 방향은 쉽게 모아지지 않는다.

2025 'MZ허윤'. 사진 창작집단 양산박

한편 지안과 현진은 서로의 존재도 모른 채 OTT 플랫폼 ‘극플러스’의 상영작 <홍길동 전>에 작가와 배우로 각각 참여한다. 상업적 의뢰에 맞춰 ‘잘 팔리는 위인 서사’를 만들 어 내려던 기획은 곧 이들의 동시대 예술에 대한 고민과 뒤엉키며 산으로 흘러간다. “할 말이 있다”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던 허균의 생애와 서사를 따라가며, 이들은 자신들이 던지고자 하는 새로운 메시지와 그것을 전달할 방식의 상관관계, 즉 ‘예술과 소통의 방향성’에 대한 구체적 성찰에 닿게 된다.

결국 지안과 현진, 주현은 허균의 <홍길동전>을 재창작하는 과정을 통해 ‘동시대적 예 술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끝없는 질문에 자신들만의 대답을 담아낸 작품, <날아도 날아도>를 완성한다.

2025 'MZ허균'. 사진 창작집단 양산박

<MZ허균>의 작·연출 장진웅은 이 연극의 기획의도를 이렇게 밝혔다.

“특정 시대의 예술은 그 시대의 메시지와 그것에 부합하는 예술 형식의 결합을 통해 완성된다. 최근 한국 연극은 지나치게 담론(메시지) 중심적이지 않았는지, 혹은 관성적인 사실주의 드라마 형식에 머물러 관객을 수동적 감상자로만 존재하게 한 것은 아닌지 되묻게 된다.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 과연 동시대 연극 형식의 탐구를 이끌고, 시대의 교차점으로 기능했는지에 대한 반성에서 본 프로젝트는 출발하였다.

이에 창작집단 양산박은 동시대 창작자들의 이야기와 조선 중기의 인물 허균의 이야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교차시킴으로써, 오늘날의 과도기적 시대정신(메시지)과 그것을 담아낼 예술과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3년 트라이아웃을 시작으로 2024년 수정·보완을 거쳐, 2025년 완성될 이 프로젝트는 차세대 한국 연극, 나아가 세계 연극의 일원으로서 창작집단 양산박이 발전시키고 있는 연극 형식의 잠재력을 제고한다. 나아가 이러한 연극 형식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핵심이 되는 ‘동시대적 연기론’에 대해서도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2025 'MZ허균'. 사진 창작집단 양산박

창작집단 양산박은 그간 <노동의 새벽>(2020), <나는 사랑한다 : 김명순전>(2021-2022) 등을 통해 서사극적 구조를 취한 연극을 수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양산박은 브레히트의 서사극처럼 하나의 단일 서사에 의존하기보다는, 두 개 이상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며 변증법적 균열을 일으키는 방식을 실험해 왔다.

2025 'MZ허균' 일본 공연 포스터. 이미지 창작집단 양산박

<MZ허균> 역시 ‘홍길동전’(극중극)과 동시대 예술을 고민하는 ‘MZ 창작자들의 이야기’(극)를 오가며, 변증법적 방법과 극중극 양식(Theatrum Mundi)을 결합한 독특한 구조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이 작품은 배우가 수행하는 역할과 배우 본체를 분리함으로써, 극(Performance)과 수행자(Performer)라는 또 하나의 층위를 만들어냄으로써, 관객에게 좀 더 직접적으로 다가가려 한다. 오 늘날의 예술은 극적 완성도를 토대로, 수행자(배우)가 지닌 의도(메시지)와 그것을 구현하는 방식(스타일) 사이의 긴장과 조화를 체험하며, 관객 스스로 다양한 감 상의 층위를 완성해 가는 장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출연 서혜주 장명훈 권혜빈 조병국 유정인 이승현 정수연 이음 문선아 오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