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조재도 시인의 '고향 시편' 100
2025-09-03 조재도 시인
초저녁
시인 조재도
나는 초저녁이 좋다
거대한 밤의 세계로 들어가는
동물의 꼬리 같아서 좋다
들에서 돌아온 엄마 아버지가
수돗가에서 쿨렁쿨렁 발을 씻던
그 생각이 나서 좋다.
출처 : 조재도 시집 《어머니 사시던 고향은》(작은숲, 2024)에서.
연재를 끝마치며
그동안 2년여에 걸쳐 K스피릿에 매주 수요일 연재한 ‘고향 시편’이 이번에 100회를 맞았습니다. 갈수록 사라져가는 고향 농촌의 생활문화와 정서를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 연재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최종회에 이르렀습니다. 부족한 시와 그림을 애정어린 눈으로 보아주신 많은 분과, 연재를 맡아 신문에 성실히 올려주신 정유철 기자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어 10월부터는 ‘조재도의 인생시’라는 이름으로 인생 시와 버섯 사진을 갖고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