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의 바다와 갯벌에서 얻은 천일 염과 펄에서 얻은 천연염색, 신현정 개인전 《샐-카키-리프트 (Sal- Khaki-Lift)》
신안 증도 소금박물관, 8월 20일 ~ 10월 20일 개최
신현정 작가는 올해 전남 신안 증도에서 두 달간 레지던시에 머물며 작업을 해왔다. 작가가 머문 레지던시는 보글맨션과 태평염전이 ‘소금같은, 예술’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신안 증도에서 운영하는 국내외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
이렇게 신현정 작가는 두 달간 작업한 것을 현지에서 개인전으로 선보인다. 증도 소금박물관에서 8월 20일부터 열리는《샐-카키-리프트 (Sal- Khaki-Lift)》가 그것이다.
전시 제목은 증도의 풍경을 구성하는 세 가지 핵심 요소에서 비롯되었다. 소금(Sal)은 정화와 물성의 변화를, 갯벌(Khaki)은 지상의 물질적 토대를, 하늘(Lift)은 비물질적 초월과 상승의 방향성을 상징한다. 이 세 요소는 역동적으로 균형을 이루며, 숫자 ‘3’의 신성한 구조 속에서 예술적·영적 변형의 가능성을 탐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신현정 작가는 오랜 시간 주변 환경을 온몸의 감각으로 받아들이며 고요 속에서 피어나는 내적 감각을 추상적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증도의 바다와 갯벌에서 얻은 천일염과 펄을 활용해 천에 염색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감각과 몸의 움직임에 몰입해 탄생한 이번 작품들은 자연, 물질, 인간의 관계를 탐색하며 관객에게 또 다른 차원의 체험을 제안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인간·물질의 다층적 관계를 드러내고, 이를 통해 오래된 석조 소금 창고 전시장이 예술을 매개로 생명력과 연결감을 회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한다.
소금박물관이 배포한 ‘전시 서문’에서는 신현정 작가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작가에게 염색하는 행위는 붓이나 도구없이 물질을 직접 다루며, 머리에서 벗어나 몸의 감각과 움직임에 온전히 몰입하는 과정이다. 또한 물질의 작용을 통해 색이 천에 스며 들고 무늬가 자연스럽게 펼쳐지도록 기다리는 내맡김의 시간, 주체를 내려놓는 행위가 중요하다. 마치 피부 같은 천에 증도에서 채취한 천일염과 펄이 침투한다. 소금과 물의 밀고 당김, 흙의 응축과 흩날림이 춤을 추듯 흔적을 남긴다.
중앙의 설치 작업은 갯벌의 수많은 작고 깊은 구멍들 아래 살아가는 생물들을 상상하며 시작되었다. 그들의 집은 그 자체로 하늘과 땅을 잇는 통로이다. 상승의 방향성은 모든 생명체에게 신성하고 간절하지 않을까? 작가는 소금과 펄 염색, 그리고 하늘을 향한 통로 속에서 자연과 인간, 물질 사이 얽힌 다층적 관계를 드러낸다. 오래된 석조 소금 창고 전시장은 예술을 매개로 생명력과 깊은 연결감을 회복하는 장소로 탈바꿈을 시도한다.” ('전시 서문' 일부)
신현정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대상을 온몸의 감각으로 받아들여 공간 속에서 인지하고자 한다. 그는 환경, 자연, 물질과의 관계를 성찰하며 감응의 태도 를 회복하는 데 주목한다. 스프레이, 수채화, 염색, 바느질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활용 하여 작업한다.
《림파 림파!》(갤러리 조선, 2023), 《멀베리, 락스, 아크릴의 상태》(인천아트플랫폼 프로젝 트 스페이스 2, 2022), 《우리 안의 공기》(갤러리 수, 2020) 등의 개인전을 선보였고, 아르 코미술관, 뮤지엄 헤드, 일민미술관, 우란문화재단, 아마도 예술공간, 뮤지엄 헤드 등 여러 기관이 기획한 단체전에 참여하며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현정 작가 개인전《샐-카키-리프트 (Sal- Khaki-Lift)》는 10월 20일(월)까지 소금박물관(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지도증도로 1058)에서 열린다.